마니와시에서 바이오매스사업을 일으킨 대표적인 기업은 메이켄공업(銘建王業株式社)이다. 이 회사는 1923년부터 건축자재를 만들어 오다가 1998년대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초창기 내부적으로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고자 발전소를 운영했다. 연간 4만톤 이상의 목재 부산물을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며 바이오매스 사업에 눈을 떴다. 이후 2013년 2월 메이켄공업 3대 사장 나카지마 고이치로(中島 浩一)를 포함한 10개 회사 대표와 마니와시(출자액 3천만엔) 등이 자본금 2억5천만엔(한화 23억여원)을 공동 투자해 마니와바이오매스발전주식회사(庭バイオマス 電株式 社)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사업비 41억엔(한화 383억여원)을 들여 산림정비와 임업재생기금으로 사용했다. 이 과정을 거쳐 2015년 1일 1만KW의 전기를 생산하는 중형급 발전소가 탄생했다.
마니와시는 국내 최초로 2013년 3월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산림 바이오매스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산지증명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통해 산림자원 조달부터 유통·정산까지의 각종 정보에 IT를 접목해 전 과정을 일원화하는 등 산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1일 방문한 마니와시 시청입구에 나무를 활용해 시를 알리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시설은 나무 못을 활용해 100% 목재를 활용했다.
‘마니와 바이오매스 타운 구상’ 발표
일본은 전통적으로 목재를 이용해 집을 지어왔다. 이 때문에 일본의 임업·목재 산업이 크게 부흥했다. 마니와시도 산에 인공적으로 나무를 심어 좋은 목재를 생산하며 마을 경제를 이끌었다.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주택건설의 침체와 값싼 수입산 목재 공급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해 임업·목재 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목재 주산지였던 마니와시는 불황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파산하고 사람들은 지역을 떠났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지역의 나무를 활용한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지혜를 모으기 시작했다. 1992년 지역 기업의 젊은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21세기 마니와주꾸’를 발족했다. 오사무다 씨는 “이 조직은 공무원과 지역의 젊고 견실한 기업 경영자 23명으로 설립했는데, 당시 마니와시가 겪고 있던 경제, 산업위기를 바이오매스 산업을 통해 회복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발족 후 5년간 80회가 넘는 토론과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1997년 10월 ‘환경도시 만들기 심포지엄’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시의 미래비전으로 폐목재를 재활용하는 ‘바이오매스 산업’을 제시했다.
마니와시는 지난 2006년 ‘마니와 바이오매스 타운 구상’을 발표했고, 같은 해 정부로부터 정식 인정을 받는다. 이어 2014년에는 바이오매스 산업도시로도 인정을 받았고, 2018년에는 지속적 지역발전을 위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미래도시에 선정됐다. 시는 지역에너지 자급률을 100%로 올리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목표를 선언했다.
‘바이오매스 투어마당’ 관광산업으로
바이오매스로 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가속화되는 인구감소를 막을 수 없는 것은 이 도시도 마찬가지다. 1960년 7만6100명, 1995년 5만6607명, 2015년 4만6400명, 2023년 5월 현재 4만2104명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2015년을 기준으로 감소세가 다소 둔화됐다. 바이오매스 투어마당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투어를 계기로 지역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젊은이들이 이주해왔다. 마을에서 나고 자랐지만 취업을 이유로 떠났다가 돌아온 청년들도 꽤 있다. 이들은 마니와시의 회사를 다니거나 채소 재배 등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와 함께 마니와쇼이, 마니와발효's, 커뮤니티 카페 등 21세기 마니와주꾸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 지역의 바이오매스사업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다카히로 실장은 “산림바이오매스 사례를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우리 시를 찾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 시 공무원들이 일일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2006년부터 ‘바이오매스 투어마당’을 시작했고, 관광산업으로 발전하며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메이켄공업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 성분인 리그닌으로 고형화한 펠릿(유기물질을 펠릿 모양으로 압축해 만든 바이오 연료)로 만들어 판매한다. 작년 한해 2만3500톤을 생산해 전국 각지로 출하했다. 또 마니와시는 바이오매스 리파이너리 사업으로 우드플라스틱, 셀룰로오스 나노섬유 등을 개발해 건축재료 및 자동차 또는 비행기 분야에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메탄 발효시켜 액체 비료(액비)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튀김 폐식용유 등을 회수해 바이오디젤연료(BDF)로 활용하는 유기폐기물자원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도시에서 연간 5만리터가 회수돼 시내관광 또는 어린이 학습에 이용되는 차량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니시아와쿠라 백년산림조합. 카와하라 씨가 숲에서 산림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벤처·일반 기업이 산림조합 결성
니시아와쿠라(西粟倉) 마을은 오카야마현 오카야마 시내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시골이다. 이 마을은 철과 석재를 캐던 광산이 많은 지역이었다. 광산산업이 쇠퇴하면서 대안을 산림에서 찾고 있다.
니시아와쿠라백년산림조합(이하 산림조합)의 카와하라 씨를 만났다. 백년산림조합은 국내 최초로 벤처기업과 일반 기업들이 산림조합을 만들어 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산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오카다임업, 금전목재, 키시모토사키점 등 4개 지역기업과 ㈜에이제로그룹, 키노사토공방, 키카오루 등 8개의 벤처기업 등 총 12개 사가 출자해 결성했다.
산림조합은 계획수립부터 산림관리, 제품생산, 운반, 유통판매까지 일원화 시스템을 갖췄다. ㈜햐쿠모리사는 계획수립 회사다. 이 회사는 산주와 10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고 발생한 수익금을 산주에게 지불한다. 아오바시, 키카오루, 키요카츠 등 4개사는 산림관리를 맡는다. 이들 회사는 임업전문회사로 목재선별, 벌채, 간벌 사업을 주로 한다. 오카다임업은 벌채한 나무를 제재소까시 운반하는 회사다. 가네다재목점, 야마모토목재, 키시모토제재 등은 운반한 나무를 목적에 맞게 목재상품으로 가공한다. 숲의학교, 키카오루, 요유비, motoyu 등 4개사는 목재를 가공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카와하라 씨는 “산림조합은 마을 전체 산림면적 5,000ha 중 2,585ha, 3,325필지, 686명의 산주와 10년 장기계약 체결해 위탁경영을 하고 있다”며 “산림조합을 통한 사업은 벌채비용을 지자체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없고, 이후 목재를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은 지자체와 산주가 각각 50%를 가져가는 수익구조다. 이런 시스템이 산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조합은 사업의 수익을 원목판매보다 목재를 활용한 목공제품, 카페,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여가고 있다고 한다.
에이제로그룹은 대형 제재소 2개 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한 제재소를 개량해 카페 건물과 연결해 운영하고 있었다. 또 제재소에서 발생하는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생산되는 딸기는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져 카페를 통해 소비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영업에 활용하면서 목공 디자이너, 식음직원, 농장관리 등 150여명의 젊은이가 지역에 유입됐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이 기사는 2023년 강원도 지역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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