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해양의 날’이다. 바다 환경을 건강하게 지키고 보존하자는 취지인데 지난 40년간 어류개체수가 5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어류만 감소했겠는가, 바다는 각종 오염물질로 병들어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7월부터 30년간 해저터널을 통해 해양 방류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선언하였다.
방류 시점을 코앞에 두고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 있다. 하나는 오염수가 우리 동해에 언제 도착하느냐이다. 해양 물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해류를 따라 태평양을 한 바퀴 돌고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안에 도착하는 기간은 5년이 걸린다고 한다. 반면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극미량의 세슘 등은 불과 한 달 내로 제주도와 서해에 도달할 수 있다.
해양 생태학적으로 설명하면 후쿠시마 앞에서 갯지렁이가 장시간 방사능에 노출되어 수치가 높은 상태로 정어리한테 잡혀 먹히고 그 정어리를 활동 범위가 넓은 참치가 먹고 우리 동해에 왔다가 그물에 잡혀 식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먹이사슬을 통한 방사능 노출은 시간과 관계없는 합리적인 추론이 아닐까.
두 번째 질문은 ‘해양 방류가 최선인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오염수를 현재 보관하는 탱크보다 더 크고 튼튼한 탱크로 옮겨 장기 보관하면 반감기가 있어 100년, 그 이상 보관할수록 독성이 떨어지기에 안전한 해법이라고 한다. 또 한 가지는 물과 비슷한 성질로 물과 결합되면 분리할 수 없고 우리 몸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는 위험성이 높은 삼중수소 오염수를 시멘트로 굳혀 콘트리트 탱크에 흘려 넣어 고체로 가둬놓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전문가는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해양 방류를 고집하는 이유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얼마 전 환경운동연합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설문을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하였다. 국민 85.4%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고, 오염수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국민의 79%가 믿지 않았다. 또한 72%의 국민이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 의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실제 원전 폭발 후 2012년에는 수산물 소비가 40% 줄었다고 한다. 오염수 해양 방류시 수산물 정책 방향은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확대, 강화’라고 61.6%가 대답했다. 이번 조사는 성별, 연령, 지역, 정치적 성향 등과 관계없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국민들이 상당한 우려와 불안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일본 정부 편을 들어 국민을 설득하려고 하고, 시찰단의 원전 방문조차 마치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명분을 주기 위한 것으로 비추어지는 게 지나친 생각일까. 국민의 안전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진다면 어떻게 국민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업종사자들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염수 해양 방류가 국제 해양법 위반 소지가 있으므로 국제 해양 재판소에 제소하고, 오염수는 해양 방류가 아닌 일본의 처리시설에 장기 보관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일본 오염수는 해양 방류가 아니라 자국에서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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