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속초지원에서 열린 납북귀환어부 재심 공판이 끝난 후 참석 시민들이 피해자와 가족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54년만에 억울하게 처벌받은 납북귀환어부 5명에 대해 재심이 열렸다. 지난 7일 오전 11시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서는 1969년 5월 28일 귀환해 반공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속초 기성호 선장 고 이신규 씨와 영창호 김재문 씨(88세) 등 4명과 백악호 고 정정길 씨 등 납북귀환어부 5명에 대해 재심이 개시돼 첫 재판이 열렸다. 이번 재판은 지난 2월 7일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을 근거로 피해자와 가족들이 청구한 재심을 속초지원에서 받아들여 열리게 되었다.
고 정정길 씨의 딸 정향월 씨는 “아버지가 간첩이라고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2년도 채 못 되어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도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하셨다. 50여년만이라도 간첩 누명을 벗게 해달라”며 울먹었다.
5명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김재문(88) 씨는 “먹고 살려고 바다에 나가서 납북되었는데 그 순간에 가족 친척들 고생이 무척 많았다. 애들도 출세도 못하고 살기 곤란하고 밥도 굶고 이런 시절을 지내왔다”고 말했다.
고 이신규 씨 아들 이종수 씨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저희 가족들은 죄인처럼 숨죽이며 살아왔다. 부친이 돌아가실 때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기록상 피고인이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그 진술내용이 1심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었는데, 증거내용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압수된 일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의 유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본다”며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28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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