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당 무산 대종사 스님의 원적 5주기 다례재 및 부도탑 제막식이 지난달 31일 천년관음성지 낙산사에서 2천여명의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스님들이 부도탑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많은 스님들과 사부대중이 천년관음성지 낙산사를 찾아 해수관음상 앞에서 무산 대종사 스님의 뜻을 기렸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 조실 설악당 무산 대종사의 원적 5주기 추모 다례재 및 부도탑 제막식이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천년관음성지 낙산사 해수관음상 앞에서 봉행됐다.
이날 추모다례재 및 부도탑 제막식에는 해봉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죽전 지혜 제3교구장 스님, 회주 삼조스님, 중앙종회위원 스님들, 조계종 12개 본사 주지스님 등 대덕스님들과 주호영·이철규·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김진하 양양군수, 이병선 속초시장, 함명준 고성군수, 최상기 인제군수 등이 참석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의 사회로 시작한 다례재는 오전 10시 서울대 음대 현악 4중주단의 식전 공연에 이어 오전 10시 30분 타종 후, 이날 참석한 사부대중과 함께 설악당 무산 대종사 스님의 문도회와 후학들이 그의 가르침을 잇기 위해 조성한 부도탑 제막식이 거행됐다. 이어 상원 뮤지컬합창단 공연 후 설악당 무산 대종사 스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 상영, 죽전 지혜스님의 인사말과 해봉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제막사가 진행됐다.
자승 스님은 제막사에서 “정말 만나 뵙기 어려운 당대의 큰 스님을 5주기에 함께한 소중한 인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며 “문도 스님들은 큰 스님의 유지를 잘 받들어 지역 포교와 수행, 정진에 차질이 없어야 하겠다“고 발원했다.
신흥사 주지 지혜스님은 인사말에서 “조실 스님께서는 이념과 사상, 철학, 종교를 떠나 함께 공존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셨다”며 “설악산 대중들은 스님의 뜻을 받들어 서로 배려하고 나누면서 낮은 자세로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종사 스님과 오랜 인연을 맺은 신달자 시인이 무산스님의 시 ‘마음 하나’를 낭송했고, 부도탑을 제작한 김경민 작가가 무산 대종사 스님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남녀 대학생들과 함께 부도탑 봉안식을 거행했다.
무산 대종사 스님의 부도탑은 중앙 부분에 사리를 봉안했고, 평소 스님이 쓴 시조 ‘파도’ 전문과 스님이 화합을 강조하며 직접 그린 그림이 새겨져 있다. 특히, 부도탑 왼쪽에는 앉아있는 무산 대종사 스님의 동상이, 오른쪽에는 해수관음상을 찾은 참배객들 누구나 앉아서 스님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조성해 친근감을 더했다.
무산 대종사 스님은 지난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불교신문 주필과 국제포교사, 신흥사 주지 및 조실, 조계종립 기본선원 조실, 조계종 원로의원 등을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천년관음성지 낙산사에서 득도했다고 해 설선당을 마련해 업적을 기리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종단 최고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고, 속명이자 필명인 ‘오현스님’으로 세간에 더 잘 알려진 시조시인으로, 한글 선시(禪詩)의 개척자로 꼽힌다. 대표 시집으로 <아득한 성자> <심우도> <절간 이야기> 등이 있으며 <선문선답> <벽암록 역해> <죽는 법을 모르는데 사는 법을 어찌 알랴>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특히, 신흥사와 백담사, 진전사를 중심으로 ‘조계선풍 시원도량 설악산문(曺溪禪風 始原道場 雪嶽山門)’을 재건하고 선풍을 일으켰으며, 인제 백담사에 만해마을을 조성하고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해 만해대상, 만해축전을 개최하는 등 불교 대중화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무산 대종사 스님은 국민훈장 동백장과 은관문화훈장, 조계종 포교대상, 가람시조문학상, 정지용문학상, DMZ평화상 등 다수의 훈장과 상을 수상했으며, 평소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을 부처님처럼 보살피고 모시라는 가르침에 따라, 제3교구 내 모든 사찰이 이를 실천에 옮기면서 ‘복지요람’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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