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청봉의 ‘Espoir 에스뿌아-가슴 깊이 함께 부르는 희망가’의 한 장면.
극단 청봉(대표 최은희)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속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김일태 기획, 양재천 작·연출)를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2023년 속초예총 종합예술제와 극단 창단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작품은 바다에서 조업 중 납북되었다가 돌아와 모진 고문을 당하고 반공법, 국가보안법, 수산업법으로 옥살이를 하고, 이후에도 계속되는 감시와 불안감에 고통받아야 했던 납북귀환어부의 응어리진 아픔을 다룬 작품이다.
명순은 납북귀환어부인 아버지가 환청에 시달리다 바다에서 실종되고, 남편마저 장인을 찾아 나섰다가 수색 중에 죽은 납북귀환어부 가족이다. 수년 전 실의에 빠진 명순이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 구해낸 선장이 수개월에 한 번씩 들려 물건(마약)을 두고 가고 SNS를 통해 지시를 한다. 물건을 택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던 명순은 조여 오는 불안감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지만, 그래도 한 가닥 붙잡고 있는 것은 딸에 대한 그리움이다. 여고생이 된 딸 수희는 여배우가 되고 싶은 희망을 안고 친구들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애써보지만 납북귀환어부 가족에게 씐 간첩, 빨갱이라는 오명과 마약 중독이 가져다준 고통에 발버둥 친다.
양재천 연출가는 “3대에 걸친 납북귀환어부 가족의 트라우마를 이제라도 재조명해 작은 울림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며 “에스뿌아(ESPOIR)는 희망이다. 이는 15주년을 맞이한 극단 <청봉>에 대한 덕담이기도 하다”고 했다.
배우는 설지나(염명순 역)·유승연(고수희)·김일태(김진만)·최은희(명진숙)·최정원(ID 아라미스)·김수정(멀티역1)·남희영(멀티역2)·안효란(멀티역3)이 출연한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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