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은 분단으로 인해 낙후된 접경지역의 경제발전과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시행된 정책이다. 특별법 통과 이후, 아직 부족하지만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 내 지자체들이 다양한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접경지역 특별법의 지원기준을 보면, 비무장지대로부터 10㎞, 예외로 민간인 통제선과의 거리 및 지리적 여건 등을 기준으로 25㎞ 이내 지역을 대통령령으로 지정하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속초시는 법에선 정한 민간인통제선으로부터 25km 이내에 도시의 50%가 포함되어 있어, 그 당위성이 충분함에도 접경지역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유일한 도시이다. 우리 속초시와 거리 및 지리적 여건이 비슷한 고양ㆍ양주ㆍ동두천ㆍ포천ㆍ춘천시는 접경지역에 포함되어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속초시는 미포함 되어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 속초시는 한국전쟁 당시, 수복지구로 월남한 실향민이 이북 고향을 가기 위해 정착한 최대 실향민 도시로서, 실향민 2세대까지 약 3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향민문화축제를 7년째 개최하는 등 역사ㆍ문화적 측면에서도 접경지역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속초시 역시 다른 접경지역들 못지않게, 국가안보를 위한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한 희생을 약 70여 년간 감내하며 살아왔다.
군 통신시설로 인해 장사동 일원이 제한 보호구역에 들어가 주민들이 30여 년간 건축행위 제한으로 손해를 입었으며, 도심권인 교동 일원은 특수부대 배치 등에 따른 각종 규제로 인구감소, 개발 및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있음에도 국비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속초시가 접경지역에 포함되지 않아서 접경지역 특수상황 지역사업과 유사한 도시활력 증진지역 사업의 국비 지원을 비교해 보았다.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15년 이후 속초시는 연평균 약 11억원의 국가 예산만을 지원받았으나, 같은 기간 접경지역 5개 군은 평균 138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고, 춘천시 또한 평균 5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 8년간 접경지역의 8.2%, 춘천시의 20.5% 불과한 예산을 지원받아 오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다른 접경지역과 이처럼 비교하는 것은 결코 접경지역이 과도하게 많이 받고 있거나,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접경지역이 각종 규제 속에서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 왔다는 걸 알고 있기에, 우리 속초시도 불합리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접경지역 주민분들을 대표하여 강원도의회와 강원도가 함께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한다.
이제 더는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38선 이북이자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이며, 실향민들의 아픔이 담긴 아바이 마을의 고장인 속초시의 오랜 희생과 헌신이 당연시되지 않도록 강원도가 속초시와 함께 힘을 합쳐 정부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요구한다. 국가안보라는 공익을 위해 희생한 접경지역 주민분들의 애환을 덜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으로서 당연하게 누릴 권리를 위해, 강원도의회 의원으로서 그 역할과 주어진 책임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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