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지난 16일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100명에 대해 검찰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라고 전국 5개 관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대검의 이번 조치는 납북귀환어부사건 재심과 관련해 검찰에서 직권으로 대규모 인원을 재심 청구하는 첫 사례이다. 검찰의 직권 재심청구는 지난 2월 7일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실결정을 내린 ‘대양호 등 1969년 5월 28일 귀환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 피해자 150명 중 아직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역별로는 춘천지검 1명, 강릉지청 22명, 속초지청 70명, 대구지검 2명, 영덕지청 5명으로 재심청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월 7일 진실결정이 난 150명 피해자 중 풍성호와 건설호 피해자 13명은 지난해 속초법원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중 9명은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 재심이 개시됐다.
대검은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절차를 수행함에 따라 피고인 또는 유가족이 스스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어려움을 덜고, 신속한 명예회복과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월 7일 제51차 위원회에서 “1969년 5월 28일 귀환한 대양호 등 23척 승선 선원 150명이 귀환 직후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불법적인 수사를 받은 후 반공법 위반, 수산업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고 결정하고, “국가는 납북귀환어부들에게 사과하고,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심 등 화해를 위한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동해안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시민모임(대표 김춘삼)은 지난 2월 16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가해자인 국가가 나서서 진심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대상자 전원에 대해 조속히 직권 재심을 청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대검의 직권재심 조치에 대해 시민모임은 “당시 납북귀환 어부를 간첩으로 조작하는 일에 있어 검찰은 방조자가 아니라 모든 것을 주도한 책임자였다”며 “직권재심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실화해위의 권고대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지난 5월 10일 진실결정이 난 ‘1972년 9월 7일 귀환 승운호 등 납북귀환어부사건’ 피해자 160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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