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2시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와 가족들이 법원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납북귀환어부 32명이 5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린 누명을 벗게 되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는 1972년 9월 7일 귀환한 승해호 선원 김춘삼씨를 비롯해 승운호, 승해호, 해부호 선원 32명에 대한 재심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에 무죄를 선고받은 납북귀환어부들은 지난 1971년부터 북에 납북되었다가 다음해인 1972년 9월 7일 속초항으로 귀환했으나 불법구금을 통한 가혹행위와 허위진술 등을 통해 조작된 진술서를 근거로 기소되어 수산업법 위반, 반공법 탈출죄와 고무찬양죄, 금품수수죄 위반에 국가보안법 자격정지까지 적용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재심 무죄 선고 3일 전인 지난 10일 진실화해위로부터 불법 구금이 인정되어 국가기관에 재심과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하는 진실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승해호 김춘삼씨를 시작으로 진실화해위의 진실결정과는 상관없이 자력으로 재심을 신청해, 지난해 11월 7일 재심이 개시되었다. 올해 3월 31일 첫 재심 공판이 예정되었으나 검찰의 준비 태만으로 재판이 연기되자, 피해자와 가족들이 지난 4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에 다음날인 4월 13일 춘천지검에서 32명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무죄 구형했다.
이번 재심 무죄선고와 진실화해위원회 진실 결정에 힘입어 1972년 9월 7일 귀환한 160명 납북귀환어부의 재심과 명예회복 작업이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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