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동지역 등 동해안 안보를 책임졌던 육군 8군단이 올 하반기 해체한다. 지난 1987년 4월 양양군에 창설된 8군단은 이로써 3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임무 해제된 군단은 6월 말까지는 부대명을 유지하고, 현 군단사령부에는 양양군 강현면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가 옮겨온다.
그동안 대민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했던 부대가 해체되자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양뿐 아니라 도내 접경지역도 주둔지 부대해체에 따른 지역 소멸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양양주민들은 해안 안보와 지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 해변은 완충 지대가 없는 접경지이다. 22사단과 23경비여단, 102기갑여단 등으로 구성된 8군단은 동해안 6개 시·군에 이르는 긴 해안을 담당했다. 육상 30㎞, 해안 70㎞ 등 100㎞에 달한다. 전 군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GP와 GOP 등 전방은 물론,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았다. 더구나 부대 장병들은 2018평창동계 올림픽 등의 큰 행사는 물론, 대형산불과 폭설과 태풍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대민지원에 앞장서 주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도 외면할 수 없다. 그동안 부대가 없어졌던 접경지역의 경기 위축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해체됐던 육군 27사단 주둔지역인 하천군 사내면은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군인 고객이 많았던 업소 등 상가와 상인들은 한둘씩 지역을 떠나고 면회객들이 이용했던 숙박업소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도내 접경지역의 소멸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군부대 해체와 함께 인구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국방개혁 2.0에 따른 부대 해체는 20대 인구감소에 따른 정책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상비 병역을 감축하고 군 첨단화도 이뤄야 한다. 접경지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군부대 부재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군사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개발에 소외됐던 주민들이 생계의 터전을 유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다. 도내 접경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기대한다.
장세호
전 민주평통자문회의
강원도협의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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