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목숨을 내걸고 등교”
조양초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지난 3일 오전 엑스포 상징탑 광장에서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캠페인’을 가졌다.
제101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조양초교 6학년 학생 50여명이 지난 3일 학교 공간을 벗어나 엑스포상징탑 광장에서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캠페인’을 가졌다.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과 교직원·학부모 등은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속초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설악신문>은 지난달 17일자(1593호)에 ‘조양초교 학생들의 불안한 등하굣길 실태’를 보도했다. 기사에서 조양초교 후문 교차로(조양로) 일대가 등교 시간에 학생과 인근 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출근길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후문 통학로 구간도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아 학생들이 차량들을 피해 등교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도했다.
조양초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11시 엑스포상징탑 광장에 모여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하굣길이 위험해요! 안전한 등하굣길 어린이가 주인공입니다’라는 현수막과 ‘등교할 때 위험해요’, ‘인도가 없어서 위험해요’, ‘어린이 생명 지켜줘요’ 등의 손팻말을 들고 캠페인에 참여했다. 특히 ‘등굣길 저세상 지름길’이라고 적힌 손팻말도 있어, 조양초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짐작케 했다.
최종길 교무부장은 “조양초교의 위험한 통학로 문제를 지역사회 전체가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학교가 아닌 학교 밖으로 나와 캠페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신민성 전교어린이회장은 “우리 학우들이 매일매일 언제 사고 날지 모르는 도로로 등교하고 있다”며 “5월은 어린이 달이고 어린이들은 미래의 꿈인 만큼,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등교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조양초교 6학년 박주연 양은 “아침 일찍 등교하는데 학교 후문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차량이 달려와 사고가 날 뻔 했다”며 차도와 인도를 따로 설치해 달라고 건의했다.
진정아 양은 “학교 후문 교차로에 있는 건물과 전봇대 때문에 차량 확인이 쉽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며 “저는 곧 졸업하지만 제 동생은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김영미 학부모회장은 “매일 아침 등굣길 교통지도 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위험한 등교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만큼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하는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이사 왔다는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조양초에 입학하고 나서 등하굣길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염하나 시의회 부의장(조양초교 운영위원장)은 “시의원이 되고 나서 통학로 문제와 인도·보도가 구분되지 않은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며 “조양초교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성숙 교장은 “학생들의 안전이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는 법의 테두리를 내세우며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목숨을 내걸고 등교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는 학생과 사람이 먼저인 만큼, 시는 즉시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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