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노조 앞으로 남긴 유서.(건설노조 제공)
노동자의 날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 사망한 양회동(49, 사진)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장례가 속초에 이어 지난 4일부터 서울에서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양 지대장은 지난 1일 오전 9시 35분께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분신 직후 심정지가 오는 등 위독한 상태에서 강릉 아산병원에서 화상전문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2일 오후 1시 9분께 숨졌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속초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고 유가족은 3일간 고인의 장례식을 치렀다. 지난 4일 오전 8시께 청호동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장례절차를 위임받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해 노조장을 치르고 있다.
양 지대장은 고성 출신으로 부인과 중학생 쌍둥이 남매와 속초에서 살았다. 지난 2015년부터 건설현장에서 철근노동자로 일했고, 지난 2019년 노조에 가입한 뒤 지난해 1월부터 강원건설지부 3지대인 속초·고성·양양·강릉지역의 지대장을 맡아왔다.
고인은 분신한 날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조합원 채용과 노조 전임비 지급을 요구한 혐의(공동공갈, 업무방해 등)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을 예정이었다. 양 지대장은 분신직전 건설노조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고 한다”며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양 지대장은 분신 전에 가족과 노조,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 4당 대표 앞으로 총 3통의 유서를 남겼다. 노조에 남긴 유서에서 “동지분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동지분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다. 꼭 승리해야만 한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야당 대표들에게는“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정치의 제물이 돼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는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죄없이 구속돼야 했다.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달라.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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