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부터 1964년까지 한결같이 등하교하던 속초고<사진-1>.
당시 속초양조장 있던 곳에서 속초고 교문까지는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물론, 3학년 때는 별도 비상 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사진-2>의 철길이 아닌 우측 두 갈래 길로 다녔다.
우측 길로 가다보면 도로 변에 <사진-3>의 백마사진관 골목길로 나가서 양우아파트 쪽으로 간다.
가다보면 집 부근에 ‘한소빵집’이 있었다. 고3 시절 이 빵집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배고픈 시절 반 친구(서성태)가 사서 같이 먹은 ‘한소빵집’ 찐빵은 정말 맛나고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찐빵속의 팥이 참 달았다. 점심때면 이곳으로 몰려온 남녀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빵 사 먹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배고픈 시절 찐빵을 사준 서성태 친구를 늘 고맙게 생각한다. ‘한소빵집’을 지나면 1~2학년생은 교복 복장을 한 번 더 점검하고 교문에 들어서는데,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3학년 선배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니 참 그리운 그 시절이다.
책상을 교문 기둥 옆에 두고 복장불량으로 이름 적히면 엎드려 뻗쳐 아니면, 운동장 청소를 조회 전까지 해야 한다.<사진-4> 당시에는 무슨 주간 무슨 주간하여 주간도 참 많았다.
불조심 강조 주간에는 흰색 천에 붉은 글씨로 불조심 강조기간을 써서 왼편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다.(문구점에서 이런 강조 주간 리본을 제작하여 팔기도 하였다) 리본이 왼편 가슴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하는 날에는 이름 적혀 고통 좀 받게 된다.
늘 조심스런 행보다. 그 또한 지나고 보니 참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지금 그 추억의 교문 길을 찾아보니 도로가 새로 생기고, 있던 길은 없어졌다. 당시 판자집들이 있었던 곳은 철거되고 양우아파트 입구 길이 새로 만들어졌다.
주위를 촬영하는 필자에게 ‘태평양철강’ 대표(1952년생)가 필자에게 사진 촬영 이유를 물어서 속초고 제11회 졸업생으로 추억의 당시 교문 있던 곳을 찾는다고 하였더니, 자신의 공장 동편에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속초고 교문 일부가 있었다고 한다.<사진-5> 자신은 이 부근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시 학교 진입로 입구에 있던 자동차 모터스며 고물상이 있었던 곳까지 필자가 아는 내용을 이야기해 주어서 주위 환경 확인에 신빙성을 더해 주었다.
특히, 필자는 1967년 교문 입구 모터스 주인집 중3 딸과 그 옆집에 살던 중3 여학생(속초여중 13회)을 과외지도를 한 적이 있기에 주위 환경을 잘 알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속초고 우물<사진-6> 자리가 양우아파트 들어가는 길 축대 밑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속초고 우물은 물맛이 좋았다. 또한 그 깊이가 상당히 깊어서 도르래로 퍼 올려야 했다. 당시 많은 동창과 선후배님들이 점심때 우물 맛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경제발전으로 도시 발전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발전으로 역사적인 내용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 걸 종종 보면서, 사라질 때는 최소한 그 장소에 대한 기록 정도는 남겨서 그 장소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지역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후세들이 고향을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데 더욱더 노력하리라 생각한다.
일례를 든다면 괴산군 수안보에 가면 상록호텔 앞 마당에 초등학교의 옛터였다는 사실이 돌에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곳 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 건립한 것이다. 그걸 본 순간 낯이 뜨거웠다.
속초고등학교는 무려 5번을 이전하였지만, 그 어디에도 그런 흔적을 남긴 것이 없다. 겨우 사진으로만 전해질 뿐이다.
그 사진으로 후손들이 과연 찾아볼 수나 있을지,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다음 이야기는 영랑동 일구시장 부근을 살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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