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는 시청사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청사를 이전할 위치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청사는 10~20년의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80~90년의 장기적인 속초의 발전 전략하에서 이전할 위치를 결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논의과정에서 특히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은 “서서히 진행되는 사회변화”와 “지역의 균형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속초시를 포함한 다수의 비수도권 지방 도시들은 “소멸 위험 지역”으로 조사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2017년 고속도로 개통 이후 해변가를 중심으로 다수의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분양되기에 도시 소멸화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고속철이 개통되면 인구(현재 8만3,000명)가 많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속초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고속철 개통이 속초의 미래 인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속철 환경 등) 도시 여건이 비슷한 국내외 도시의 사례를 통해 예측해 보고 이를 시청사 이전에 고려할 요인으로 반영했으면 한다.
■일본의 사례=우리와 여건이나 환경, 사회흐름이 비슷한 일본의 이토시는 토쿄 동남쪽 이즈반도의 동쪽 해안에 위치하며 속초처럼 온천휴양지이고, 명승지이며 도시 대부분이 국립공원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토쿄에서 급행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고속철 시대의 속초와 매우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속초시는 전체 면적(105㎢) 중 64%(67㎢)가 국립공원이고 서울에서 158km 거리로 고속철 완공시 1시간20~30분 가량 소요가 예상되며, 이토시는 면적(124㎢) 상당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토쿄 동남쪽의 97km 거리로 급행 열차로 1시간20분가량 소요된다.)
일본 이토시는 1935년 이토선(지선철도)이 개설되고 1987년 ‘동일본여객철도’가 인수 운영을 하는데, 일본의 인구 증가와 더불어 이토시도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여 1990년에는 인구가 7만1,223명까지 증가되었다. 이후 20년간은 정체되어 2010년에 7만1,439명이었고, 2010년 이후에는 연평균 약 300명 가량씩 감소하여 2019년 7월에는 6만8,770명이 되었으며, 이후에는 인구 감소 속도가 2배(745명/년) 이상 빨라져 2022년 11월에 6만6,345명이 되었다.(주목할 점은 1980년 이후 매 5년마다 도시 전체의 평균연령이 2년씩 상승하여 1980년 33세에서 2020년에는 48세로 노령화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릉의 사례=강릉시(13동1읍7면, 1995년 명주군1읍7면과 통합)는 2018년 동계올림픽 대비를 위해 2017년말에 고속철이 개통되었는데, 2016년(인구 21만3,846명)에 비해 인구가 다소 증가(114명)하여 2017년 말에 21만3,952명이 되었으나 이후 강릉의 건축붐 등에 따라 약간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 고속철 개통 4년여가 지난 현재는 고속철 개통 이전인 2016년보다 줄어든 21만2,277명(2022년 6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고속철 개통은 일시적으로 인구 증가에 약간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해되며, 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기업·기관(연구소) 유치 등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것이 인구 증가에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현재 강릉시 인구 중 구 명주군 1읍7면 지역의 인구는 약 20.8%)
속초시의 미래 인구 추이가 이들 두 도시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국내외 두 도시의 이러한 사례를 통해 속초시의 미래 인구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회변화를 예상하여 시청 이전 위치 결정 시 참고하였으면 하는 두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비생산 시설인 시청의 이전은 개발 수요가 많아 10~20년이면 전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심이나 고속철 역사 인근보다는 80~90년 혹은 최하 50~60년의 장기적인 속초의 발전 전략하에서 결정되었으면 한다.
둘째, 사업성(경제성)에서 비수도권의 불리함 극복이 보다 용이한 분야인 연구소(기관) 등의 이전 가능성을 시청 부지 결정으로 저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부나 공공(사설)기관에서 정책적으로 속초시에 각종 연구소 설립 계획을 세우지 않는 한, 토지 매수 및 예산상의 문제로 속초에 입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므로, 현재 건물 일부를 지역의 중소 식품업체가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 옛 동우대학(부지: 약 8만7,000평, 건물: 10여동)을 연구기관의 사정에 맞게 장기 리스하게 하고 운동장과 기타 부대시설은 공동 이용할 경우 속초 입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식품회사에 임대하거나 시청 부지로 결정하는 것보다 학교 재단과 시민들에게 모두 이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속초는 살고 싶은 도시 2위인데다가 동우대학 위치는 수도권 왕래가 편리하여 연구원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이며, 넓고 조용한 분위기로 인해 각종 연구소와 연구소의 분사 연구소, 기업 연구소, (전문)교육 기관 등이 장기 임차하고 리모델링을 한다면 훌륭한 연구 클러스터로 변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으며, 속초시의 배려와 시민들의 협조에 의해 확보된 동우대학 부지가 “속초시의 연구 메카” 가 되면 그 파급효과를 시민들이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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