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니 이런 날도 있다. 지난달 28일에 초등학교 졸업한 지 51년 만에 모임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갑자기 연락을 받고 다녀왔다. 필자의 고향은 충청도 아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 있는 현충사 이웃마을이다. 전국에서 동기생들이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 약수터 근처 펜션을 운영하는 동기생 집에 모였다니 반가운 마음에 1시간 거리가 멀지 않았다. 펜션에 도착하자 모두 나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얼굴에 남아 있지만, 그래도 얼굴바탕은 그대로여서 한 사람 여학생만 몰라보고 금방 알아보았다. 여학생이라고 했지만 어느덧 스마트폰 화면에 본인의 얼굴 대신 손주들의 귀여운 모습들로 가득 채워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앉자마자 바리바리 가지고 와 준비한 음식으로 잔칫집 같았다. 초등학교 모임은 부담이 없다. 이야기 주제는 코흘리개 시절 이야기가 전부다.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 그저 추억속의 이야기만 가득하다. 그래서 거리가 멀어 매번 참석은 못 하지만 지난해 결산하기까지 송곡초등학교 23회 회비 자동이체는 어김이 없었다. 왜냐하면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언제나 마음은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서다.
식사 후에 모두가 마을길 산책에 나섰다. 자연스레 못 온 친구들 안부와 건강이야기였다. 아무개는 너무 일찍 콩을 팔러 떠났고, 아무개는 질병에서 회복 중인데 술,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 건강 잃고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실감나게 들리는 것은 죽마고우의 일이기도 하지만 나이 인식 때문이다. 이제 노인이 된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필자는 지난 3월부터 노인복지전문기관 속초유케어센터의 센터장을 다시 맡게 되었다. 2007년 (사)설악기독교종합복지회 창립 이전부터 노인복지에 관여해온 이유에서다. 무보수 봉사직이다. 현재 속초유케어센터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 748분,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독거노인 가정 698대 운영, 속초전역의 특화서비스로 우울감 노인회복서비스를 하고 있다. 속초시 노인인구수는 21.1%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인제, 고성, 양양은 훨씬 심화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노인생존율은 얼마일까? 통계청 국가통계포탈(KOSIS)의 간이생명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이생명표는 기대여명, 사망확률, 생존자, 정지인구, 총생존년수, 사망자 등 6개 항목이 있고 각 항목마다 전체, 남자, 여자 3개로 세분되어 총 18개 항목이 연령별로 0세와 1세 그리고 5세부터는 100+까지 5세 구간별 총 22개로 되어있다.
그런데 간이생명표에 사망자, 사망확률, 생존자는 있는데 생존확률 항목은 없다. 물론 사망률의 반대가 생존율이다. 사망률 제시가 경각심을 위한 것이라면 생존율 추가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노인연령에서도 건강관리를 잘해서 살아남겠다는 긍정적 의지를 촉진시킨다. 간이생명표를 보는 같은 의미 다른 마음이다. 그래서 필자는 생존율 항목추가를 제안한다.
2021년 간이생명표에서 70세 생존율을 산출하면 남자 90.61%, 여자 96%이고, 80세 생존율은 남자 70.01%, 여자 82.38%이며, 90세 생존율은 남자 33.88%, 여자 46.32%이다.(참고, 필자가 제안한 노인생존율표)
초등학교 동기생 모임이 있던 날은 마침 제478주년 이충무공 탄신일이다. 초등학교가 현충사 근처라서 동기들에게는 지금도 이날의 의미가 새롭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장계이다. 노인에게도 아직 생존의 희망이 있다. 초고령화시대 이전에 인구소멸시대가 더 큰 걱정이다. 건강하면 사회적 비용도 절감된다. 따라서 5월 가정의 달, 다함께 플러스 발상으로, 건강한 노인의 생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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