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용촌1리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마을 군부대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고성군 용촌1리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2시 마을 인근 군부대 앞에서 집회를 열어 군부지에 울타리 쌓기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군부대가 군시설 보안을 이유로 국방부 소유 토지에 울타리를 쌓겠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주민들이 바다로 가는 길이 막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군시설의 특성 때문에 고도제한이라는 희생을 강요 당하고 있다”며 “기술 진보에 따라 얼마든지 시설을 축소, 이전할 수 있는데도 요지 부동”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은 울타리 쌓기처럼 마을주민들과 적대적으로 가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서 울타리를 쌓으려고 하는 문제 원인을 해결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인환 용촌1리 이장은 “통신부대 땅은 6.25 전쟁 후 군사정권 하에서 강제로 수용됐다. 이후 주민들은 국가를 위해 바다를 포기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해안선 철책도 모두 철거된 마당에 주민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 새로 담을 쌓는 비이성적이고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군부대 해변은 어릴 적 추억이 묻어 있는 곳으로 염전과 고구마밭이 있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소중한 추억과 삶의 터전을 내놨는데 국가는 우리에게 피해만 강요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부대 내에서 주민들과 체육대회도 열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군과 소통하며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들과 아예 담을 쌓는 등 소통이 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최근 용촌 바다에 대형 카페와 건물들이 들어섰다. 주민들이 건물 짓겠다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허가를 안 해 줬는데 외부인들에게는 허가를 내줬다”며 “주민을 무시한 군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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