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너울성 파도에 속초해수욕장 행정지원센터 앞 모래가 쓸려나가 백사장에 설치된 액자 포토존이 금방이라도 쓰려질 듯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다.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잠제(파랑을 강하게 막는 시설물) 설치로 한동안 침식피해가 없었던 속초해수욕장이 지난 17일 너울성파도로 수년 만에 백사장이 쓸려나가는 해안침식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은 백사장에 설치된 액자 포토존이 너울성파도에 주변 모래가 쓸려나가면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모습은 SNS를 통해서도 알려졌으며, 이를 본 공무원들은 잠제 설치 이후 가장 큰 해안침식 피해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7일 오후 속초해수욕장 행정지원센터 앞 백사장.
강원 동해안에 풍랑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너울성 파도가 계속해서 백사장으로 밀려오고 있었다. 너울성 파도의 영향인지 행정지원센터 앞 백사장은 크게 줄어들어 있었다.
지난해 여름 해수욕장 개장 당시 행정지원센터 앞 백사장의 길이가 100여m에 달한 반면, 이날은 높은 파도에 바닷모래가 쓸려나가면서 백사장 길이가 40~50m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바닷모래가 쓸려나간 지점에는 높이 1m 정도의 모래언덕이 만들어졌고, 거센 파도가 완만한 모래언덕을 넘어 행정지원센터 20~30m 앞 백사장까지 밀려왔다.
이날 백사장을 거닐던 관광객들은 너울성 파도가 모래언덕을 넘어 백사장까지 밀려오자 황급히 뒷걸음치기도 했다.
백사장 중간에 세워졌던 마름모꼴 형태의 액자 포토존은 거센 파도에 주변 모래가 다 쓸려나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거센 파도가 계속 밀려와 곧 쓰러질 것 같았다.
이날 해안침식 피해는 행정지원센터~중문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고, 남문과 외옹치 해안은 눈에 띄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민 A(58) 씨는 “해안 산책을 위해 종종 속초해수욕장을 찾곤 하는데 잠제 설치 이후 이렇게 많은 양의 바닷모래가 쓸려나간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예전과 같은 해안침식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속초해수욕장은 해안침식 방지를 위한 속초연안정비사업이 본격화된 2018년 초반까지 해안침식 피해가 지속돼 시가 골머리를 앓아왔다. 당시 너울성 파도가 밀려오면 행정지원센터 일대 백사장이 3~4m 깊이로 파여나가 백사장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해안침식 방지를 위한 속초연안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속초해수욕장에 바닷모래가 쌓이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속초해수욕장 일대에 헤드랜드 2기(290m), 잠제 4기(520m), 해면 복원(6만8,108㎥) 등의 공사를 추진했다. 이후 속초해수욕장 백사장 길이가 최대 2배 이상 길어지는 등 별다른 해안침식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계속해서 해수욕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전달에 비해 이렇게 바닷모래가 확 줄어든 것은 드문 일”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의 사진과 비교하면 오히려 바닷모래 유실량이 적어 보여 계절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백사장 평탄작업을 하면 개방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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