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핑 발상지 중문해변-개발 한계 딛고 주민 · 서퍼 · 행정 협업체계 자리매김
제주공항서 가까운 이호테우해변-곧장 서핑 가능한 스팟 · 말 랜드마크 관광매력
우리나라 서핑 발상지로 손꼽히는 제주 중문해변이 최근 일상 회복을 맞아 많은 서퍼들이 찾는 가운데 한 서핑연인이 입구에서 서핑을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국제공항과 가장 가까운 이호테우해변은 서핑과 함께 방파제에 말 등대 랜드마크를 조성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예부터 바람, 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최남단의 섬으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태평양 연근해에서 으뜸가는 국제관광허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라산과 화산 분출로 인해 생긴 오름, 돌, 해녀, 바람, 올레길 등 자연과 연관한 단어들이 고유명사처럼 따라붙어 ‘제주는 곧 관광이고 여행’이라는 수식어가 생겨나면서 우리나라의 관광산업화를 견인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의 입도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00만명이던 관광객이 2005년 500만명을 넘어선 후 2013년 1천만명 시대를 맞은 데 이어 2016년에는 1천585만명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관광허브’라는 명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제주 관광 요소 가운데 많이들 감탄하는 것이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에메랄드빛을 연상케 하는 천혜의 바다로, 연중 불어오는 각양각색의 바람을 타고 발달한 해양레포츠가 바로 ‘제주서핑’이다.
국내 서핑 역사가 가장 처음 시작된 곳도 바로 제주로, 서핑해변의 ‘영원한 레전드’로 불리는 중문해변을 중심으로 월정리해변, 이호테우해변 등이 제주서핑의 3대 스팟으로 손꼽히며 제주특별자치도의 국제관광 경쟁력을 더한층 높여나가고 있다.
하와이 못지않은 ‘서핑 성지’ 탈바꿈
우리나라 서핑클럽의 출발지로 여겨지는 중문해변은 서귀포시 중문관광특구에 포함된 천혜의 해변으로, 1세대 서퍼들 저사이에서는 이곳이 국내 서핑의 발원지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제주서핑협회에 따르면 이곳 출신인 이창남 선수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서핑 프로선수로 활약하다, 1992년 다시 고향, 제주로 돌아와 보드 하나로 전국에 서핑을 알리고자 서핑 투어를 떠나면서 우리나라의 서핑 역사는 시작됐다.
당시 생소하던 서핑이 중문해변을 거점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스포츠가 되면서 김희철 제주서핑협회장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고, 해변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가며 생동감 넘치는 해양레포츠로 가꿔나갔다.
특히, 길이 560m에 폭 50m, 경사도 5도, 평균 수심 1.2m 정도의 백사장을 품은 중문해변은 활처럼 굽은 긴 백사장과 흑, 백, 적, 회색 등의 사색 빛깔의 ‘진모살’로 불리는 고운 모래가 특이한 데다, 주변의 검은 현무암과 조화를 이뤄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배경지로 등장하면서 제주서핑의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서핑해변의 배후 도시인 중문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수의 숙박시설은 물론 음식점까지 들어서 관광산업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중문해변도 서핑을 테마로 해양레포츠 거점으로 발돋움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오랜 세월 중문해변을 가꿔온 주민들과 서퍼들 그리고 시너지 극대화를 목표로 이들을 지원해온 행정의 소통과 콜라보 협업체계 구축이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단조로운 관광에서 서핑이 추가되면서 더욱 젊어진 중문해변은 제주 관광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고, 7∼8월 여름 성수기에는 해수욕과 함께 서핑을 배우고 즐기려는 이들로 붐비며 하와이 못지않은 ‘서핑성지’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바람 많은 제주에서 가장 서핑하기 좋은 중문해변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살려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몰려든 서퍼들의 보드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무지개색을 수놓고 있다.
핫한 서핑스팟에 랜드마크 접목
서핑 초보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스팟이 바로 월정리해변이다. ‘달이 머문다’는 뜻을 지닌 마을 이름처럼 아담하고 포근한 해변인 이곳은 양양 현남 인구와 죽도와 비슷한 일정한 파도로 누구나 서핑을 배우고 싶으면 보드를 들고 나가 서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렇다 보니, 성수기와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당장 서퍼로 변신하는 초보들의 서핑 스팟으로 불리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주변에 잘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올레길까지 조성되면서 카페거리도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코로나 기간 동안 국내 캠핑의 성지로 떠오른 김녕과 연결되면서 시너지 극대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가장 붐볐던 제주국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서핑스팟, 이호테우해변은 말 그대로 비행기에서 내려 곧장 보드를 밀고 바다로 뛰어들어 서핑할 수 있는 최단 거리 해변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중단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이곳은 가장 핫한 서핑스팟으로 인지도를 크게 높이며 새로운 서핑명소로 떠올랐다. 기존의 이호마을 해변에 제주 조랑말 축제인 ‘테우축제’를 접목해 명명한 이호테우해변은 양양군 강현면 물치항 방파제의 송이등대처럼 빨간색과 하얀색의 말등대를 랜드마크로 조성해 연계 관광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제주서핑의 발상지인 중문해변이 파도가 좋은 여름철 성수기인 7∼8월 ‘여름 서핑’을 하기 위해 많은 서퍼들이 찾는 반면, 월정리해변과 이호테우해변은 4∼5월과 9∼10월 ‘봄 · 가을 서핑’이 매력적인 특화해변으로 탈바꿈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살린 사계절 제주서핑 스팟으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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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희철 제주특별자치도서핑협회장
“글로벌 관광거점화 전환점 견인”
제주서핑의 산증인으로 불리며 30년의 서핑 경력을 자랑하는 김희철(사진) 제주특별자치도서핑협회장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글로벌 관광거점화에 제주서핑이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서핑이 단순히 해양레포츠로서 관광요소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서핑 스팟인 라자레나 파리 올림픽 서핑 개최지인 비아리츠 같은 브랜드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서핑해변의 합리적인 이용 활성화 촉진과 주변 상권과의 스마트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민들과 서퍼들 그리고 행정이 함께 새로운 제주서핑의 전환점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년 365일 서퍼들의 안전한 서핑을 위해 쉬지 않고 변화무쌍한 제주 바다를 모니터링하는 김희철 회장은 서핑보드가 큰 파도를 넘어 내달리는 것처럼 국내 서핑이 산업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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