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오징어 금어기가 풀리는 가운데 속초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출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청호동 속초수협 앞 항만에 정박 중인 채낚기 어선.
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항포구가 출어준비를 서두르는 어선들로 분주하다.
본격적인 오징어 조업을 앞두고 채낚기 조업 어민들은 몇 년 전부터 어족 보호를 위해 보통 체장 길이가 10㎝ 정도인 총알오징어를 잡을 수 없는 데다, 6~7월에는 유자망 어선들의 오징어 임시 조업까지 허용되면서 채낚기 어선들의 조업 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연안자망협회와 강원도의 협의에 따라 1년 중 6~7월에 한해 자망 어선들의 그물 오징어 조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2일 속초수협에 따르면 오는 5월 1일 근해 채낚기어업에 대한 금어기가 풀림에 따라 속초 선적 채낚기 어선들이 출어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오징어는 단년생 회유성 어종으로 주로 가을·겨울철에 산란하고 봄철에 산란을 위해 북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4~5월 두 달간 금어기로 정해져 있다. 다만 근해 채낚기 어선은 4월 한 달만 금어기 적용을 받는다.
이에 속초지역 채낚기 어선들은 5월 금어기 해제에 앞서 어선 집어등과 조상기 등의 어구 정비와 선박 도색 등의 출어준비에 나서고 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다음 달 1일이면 금어기가 풀려 오징어 조업이 가능하지만 본격적인 조업은 다음 달 중순이나 말경에 가능할 것 같다”며 “조업 초기에는 어선 1~2척 정도가 울릉도 근해에서 시범 조업을 한 후 어군이 확인되면 29톤 규모의 어선이 조업에 합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속초 연근해에도 어군이 형성되면 9.77톤급 어선들이 속초 근해로 조업에 나서게 된다”고 했다. 수협은 올해 15~20척 정도가 울릉도 및 속초 연근해로 오징어 조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일 동명항에서 어선 정비작업을 하던 한 어민은 “올해는 봄철에 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안나 오징어라도 많이 잡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채낚기 어선들의 조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계속 조업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 어민은 “예전에는 봄철에 주로 총알오징어를 잡아 출어경비를 충당했는데, 몇 년 전부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체장 길이 15㎝ 이하의 오징어는 포획 자체가 금지되고, 여기에 6~7월 두 달간은 유자망 어선들이 그물로 오징어를 잡을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조업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근해 채낚기 어선 3척이 조업을 포기하고 선박을 팔려고 내놔도 살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대형 채낚기 어선들의 러시아 수역 입어와 관련해 속초수협은 “지난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입어가 안 됐는데 올해는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입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러시아 수역 입어가 확정되면 속초에서는 6~8척 정도가 조업에 나설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올해 속초 선적 채낚기 어선 7척을 포함해 도내에서 22척 정도가 러시아 수역으로 조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다음 달 1일부터 난전 시설물 설치작업을 위해 현재 강원도환동해본부와 항만부지 사용 등을 협의 중”이라며 “올해는 봄철에 주로 잡히던 청어 등이 거의 잡히지 않아 어민들의 시름이 깊었는데 다음 달 오징어가 많이 잡혀 어촌경제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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