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등교시간 시니어클럽 일자리 참여 어르신이 교통사고 위험 구간에서 조양초교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고 있다.
속초 조양초교 학생들이 속초시 등의 무대책 등으로 등하교 때마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13일 오전 8시20분, 조양초교 후문 교차로(조양로). 등교 시간과 출근 시간이 맞물린 교차로 일대는 등굣길 학생과 출근길 차량이 늘어나면서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조양초교 후문 입구 건너편(동명아파트 쪽) 도로 입구는 평상시에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이어서 등하교 때마다 학생과 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동명·성호아파트 쪽 도로 입구 양쪽에 건물이 서 있다 보니 아파트 단지에서 조양로로 빠져나오는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가 좁아져 횡단보도 외에는 도로 양쪽 인도(보행로) 상황을 전혀 볼 수 없어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운전자는 “도로 입구 양쪽에 있는 건물들로 보행로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어 항상 도로를 빠져나갈 때마다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동명아파트와 성호아파트에서 조양로(조양초교 후문 교차로)로 빠져나오는 차량들과 조양로에서 동명·성호아파트 단지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불안한 등교를 해야 했다.
이에 ‘속초시니어클럽’ 문구가 적힌 녹색 조끼를 입은 어르신이 횡단보도 중간에 서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건너게 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날 어머니 자모회도 교통봉사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안녕하세요”, “수고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했고, 동생과 함께 등교하던 한 여학생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위험했는데, 할아버지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해줘 고맙다”고 인사했다.
지난달부터 오전 8~9시까지 1시간 동안 교통안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어르신은 “도로 입구 건물에 운전자의 시야가 막혀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운전자가 볼 수 없다 보니, 항상 차량이 정차된 상태나 운행 차량이 없는 경우에 횡단보도 중간에 서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건너게 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KCC아파트와 주공4차 아파트 쪽에서 60~70명의 학생이 이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교 시간에는 등교 시간과는 달리 위험 구간에 교통안전지킴이 등이 전혀 배치되지 않아 학생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조양초교 후문 교차로~조양초교 후문으로 이어지는 100m 통학로 구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학교 주위에 주택과 빌라 등이 많다 보니 주택 이면도로 양옆에는 차량들이 주정차 돼 있어 학생들의 보행로조차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주정차 된 차량들을 피해 도로 중앙으로 걷다가 차량들이 뒤에서 오면 도로 양옆으로 흩어져 걷는 등 위험스런 등굣길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학교 보안관과 인근 교회 목사가 매일 교통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학생들의 든든한 파수꾼이 되고 있다.
염하나 시의회 부의장(조양초교 운영위원장)은 “시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반사경 설치, 신호체계 개선, 미끄럼방지시설 도색 등의 작업을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조양초교 후문 일대에 보행로가 없어 시에 이 일대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양초교 관계자는 “작년에 속초시에 ‘우리 아이들이 목숨을 내놓고 등교하고 있다’며 보행로 조성 등을 요구했었다. 그때마다 시는 도로 폭이 좁고 사유지가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왔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고 했다.
조양초교는 전교생 380여 명의 3분의 2가량이 후문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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