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임업인은 일제 강점기의 산림수탈, 6.25 전쟁의 참화, 난방·취사용 난벌(亂伐)로 벌거벗고 황폐해진 산림을 마땅한 보상도 없이 오로지 사명감 하나로 육림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근근히 지내며 산이 내어주는 대로 산을 섬기며 가꾸었습니다. 대부분 임업인은 그렇게 자식같이 가꾸고 키운 산림이 산불로 인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참혹한 광경을 수시로 목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다행히 우리 임업인이 치산녹화에 힘써 산림 자원화를 이루고 복지휴양림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그로 인해 친환경극성상 산림으로 유도하여 생태계 보전과 생물 다양성 확보에 크게 공헌함은 물론 미세먼지 저감, 수원함양, 청정공기 제공, 산사태 방지, 풍치경관, 보건위생 등 숲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당면과제인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위기를 줄이는 데 임업인의 역할이 크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처음에는 감염병위기로 시작했지만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라는 3중 복합 위기를 겪으며 환경 파괴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더 커졌습니다. 지구촌 한쪽에서는 가뭄이, 다른 한쪽에서는 폭우가 이어지는 이상기후가 심해졌고 우리나라도 때아닌 장마와 폭우, 태풍으로 매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무한으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대가 없이 사용하고 오염시키고 있으나 세상에 무한정으로 쓸 수 있는 자원은 없습니다. 다행히 산림은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휴양과 치유의 장소로 활용됨은 물론 생물다양성의 거점이면서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림은 20년이 넘는 나무가 70% 이상이고 2050년에는 이들의 온실가스 흡수량이 3분의 1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있습니다.
산림보전과 활용에 대한 많은 국민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는 우리 임업인들이 노력해야 할 큰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만큼 숲을 보호하고 산림자원을 보전하는데 우리 산림인만큼 기여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이제 국가가 산림으로 얻은 혜택의 조그마한 일부라도 임업인에게 돌려줄 때가 되었습니다. 의무가 있으면 권리도 있는 법입니다.
아직도 국가는 사유림에 재산세를 부과하면서 보상도 없이 상수원 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국립공원구역으로 묶어 사유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찌 공정하고 정의롭고 평등하다 하겠습니까?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는 파리 기후협약으로 2030년 탄소중립을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협약 조인국가로 탄소중립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제조업의 비중이 크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탄소발생량을 감축하는 것이 최선이나 국가 경제를 고려하면 발생량을 줄여 탄소 중립 이행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자니 흡수량을 늘려야 하는데 산림이 흡수원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4%를 산림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산림이 2012년 기준 5,500만tonCO2 /year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제규범에 근거한 조사요령에 의거 측정과 타당성 평가를 거처 임업진흥원에 등록하여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탄소 배출원에서 탄소 할당배출권 외의 추가 배출량에 대한 분담금을 징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탄소 흡수원에 대하여는 배출원에서 징수한 분담금을 흡수원에 우선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아무 노력이나 지출도 없이 팔아먹었습니다. 하지만 산에서 정화된 공기는 산주가 꼬박꼬박 재산세를 납부하며 산을 가꾸고 육림하여 얻은 자원입니다.
황폐한 산림 그대로라면 공기가 있어도 또 물이 있어도 독이지, 어찌 호흡하고 마실 수 있겠습니까? 산림탄소상쇄사업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산림경영인이 산림탄소상쇄사업을 요구한다고 봉이 김선달 취급하면서 국가에서 정책입안을 지연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230만 산주들은 한결같이 온실가스는 발생과 흡수(감축)의 원인자 간 상호 시장을 통해 탄소거래를 승인하여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정화되지 않은 공기는 공익재지만, 정화된 공기를 공익재로 하려면 정화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합니다. 탄소상쇄사업을 국가정책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치하여 주시기를 건의합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란? 주체가 자발적으로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산
림탄소흡수량을 정부가 인증해 주는 제도입니다.
산림탄소상쇄사업의 법제화가 이미 이루어졌으니, 이를 근거로 정부는 이산화탄소흡수량의 거래를 시장원리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해 주셔야 합니다. 산림탄소상쇄사업의 거래를 조속히 시행하여 기업은 탄소배출량 규제로 사업이 위축되지 않고, 임업인에게는 산림육성 동기를 부여하고 독려하여 더 많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탄소중립을 목표대로 달성하고 앞당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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