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어장을 운영하는 어업인들이 무분별한 해루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산물을 쓸어가는 불법 해루질을 막기 위해 조업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야간에 마을어장을 지키는 불침번까지 서고 있다. 고성군 초도항 어업인들은 매일 밤 조를 이뤄 새벽 1~2시까지 순찰을 돌고 있다. 항 주변에 ‘문어 전복 해삼 방류지역 해루질 절대 반대’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었지만, 야밤을 틈탄 해루질은 멈출 줄 모른다. 일반 해역에서 단순 수산물 채취나 어획을 넘어 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불법 어구를 이용해 어업인들이 어패류를 방류해 키우는 마을어장에서 해루질을 하는 것은 현행법상 위법이다.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속초해경에 적발된 위법 수중레저활동 행위는 2020년 24건, 2021년 26건, 2022년 31건 등 총 81건에 달한다. 해경은 이달부터 위법 해루질 단속을 연중 강화할 방침이다. 4계절 내내 수중레저활동과 관련한 위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집중 단속 대상은 마을어장 내 수산자원 절도 행위와 스쿠버 장비 착용(납 밸트, 고중량 수중 배터리 등) 및 불법 어구 사용 수산자원 포획·채취, 해양레저 허가필요수역 내 미허가 활동 등이다. 채취가 가능하더라도 수산자원관리법에 규정된 수산자원 포획 금지 체장, 기간 등의 제한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불법 해루질로 마을어장의 문어, 해삼, 전복 등 수산자원을 마구 채취해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이를 막는 과정에서 레저객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아 어업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에 이양수 의원은 비어업인의 수산자원 포획·채취기준을 구체화하는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달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 의원은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불법 해루질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가 줄어들고 어업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철규 초도어촌계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취미와 재미로 어업인의 삶의 터전을 망쳐서는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관련 법 정비와 수중레저객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건전한 해양레저문화가 조성되고 어업질서도 바로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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