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대부분의 항포구가 낚시어선의 문어잡이와 관련해 연승 어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속초시연승연합회(이하 연승연합회)가 조만간 속초시에 낚시어선의 문어잡이 금지를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연승연합회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대포 낚시어선 4~5척이 문어잡이에 나서면서 해마다 문어 어획량이 줄어들어 140여 척 연승 어민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문제는 얼마 전까지 연승 조업하던 어민들이 낚시업으로 전환하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신성춘 속초시연승연합회장은 “현재 낚시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은 얼마 전까지 연승 조업을 하던 어민들이어서 누구보다도 문어를 많이 잡을 수 있는 포인트와 조류의 특성 등을 잘 알아 피해가 더 심각한 것 같다”며 “낚시업 어민들은 우리 연승 어민들의 조업 구역이 아닌 곳에서 레저 체험행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연승 어선들은 배 크기가 작아 조류, 바람, 파도 크기 등의 영향을 받다 보니 바다 날씨가 나쁘면 조업을 포기해야 해 실제 조업 일수가 많지 않다”며 “낚시어선들은 1척당 10여 명을 태우고 문어를 잡아 어획량 감소가 심각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우리 연승 어민들이 살기 위해서는 속초시가 하루속히 낚시어선 채포 어종(48종)에서 문어를 제외해야 한다”며 “30년 전에도 속초시가 통발 어업 채포 어종에 문어를 포함시켜 통발 어민과 연승 어민들이 갈등을 빚어 결국 시가 통발 어업 채포 어종에서 문어를 제외했다”고 말했다.
신성춘 회장은 “수년 전부터 속초시와 관계기관 등에 여러 차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만약 이번에도 속초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어민들의 주장을 외면하면 집회 시위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같은 갈등을 중재하려고 연승 어민과 낚시업 어민들을 만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대포 낚시업 어민들은 ‘양양 낚시 어선 20여 척이 속초 해상으로 들어와 레저 체험행위를 하면서 갈등이 더 심하다’고 말하는데, 낚시 허가구역이 특정 시·군 해상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강원도 연안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사실상 양양 낚시어선들에 대한 단속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2021년 한 도의원이 낚시어선들의 문어 포획 금지를 위한 조례 상정을 추진했으나 전국 21만 레저 체험객이 반발한데다, 당시 해양수산부도 도환동해본부의 관련 내용 의견 문의에 ‘과도한 입법’이라고 반대 의견을 나타내 제도 개선도 어려운 실정”며 “어민 갈등 해소를 위해 계속 중재에 나서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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