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성 대표가 축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칡소를 키우는 임근성농장(대표 임근성)은 고성군 향목리에 있다. 간성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이며, 바다와 인접해 있다. 임근성(59)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칡소’와 함께 꿈을 꾸어왔고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장에는 두 동의 축사와 건초와 장비를 보관하는 창고 건물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모두 130여 마리의 칡소가 사육되고 있다. 현재 고성군에서 사육되는 칡소는 320여 마리에 달한다.
임 대표는 칡소가 성격이 온순하지 않아 다루기 어렵다고 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한우에 비해 성장이 늦기 때문에 보통 3개월에서 5개월 더 키워야 하고, 다 성장한다 해도 무게가 약 100kg 정도 적게 나가는 등 마리당 300~400만원 정도 수익성이 낮다고 했다. 이러한데도 칡소 사육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통 한우 복원 책임감’과 ‘칡소의 대중화’라고 했다.
임 대표는 건국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했다. 1990년에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학교 졸업 후 경기도 양돈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1991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성축협에 입사해 15년 간 직장생활을 했고 지도과장을 역임했다.
우연히 광산리 이광용(2002년부터 칡소 사육) 씨 소유의 칡소를 인공수정 하면서 칡소에 대해 알게 됐고, 속초 엑스포장에 있던 ‘속초토종칡소타운’ 식당에서 먹었던 고기맛에 반해 2012년에 5마리의 칡소로 농장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전량 수도권 대형 백화점에 납품하며 수익이 좋았다. 이때는 한우 대비 30% 이상의 가격을 더 받았다.
위기는 2017~18년에 찾아왔다.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칡소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 충청도와 전라도 소와 수정을 시도하면서 소가 작아지고 고기 등급도 떨어지는 등 고비를 겪었다. 농장 시작 후 5년 만에 품질을 개량하고자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이 당시 연간 1억원 정도 손해를 봤다. 같이 시작한 네 농가 중 두 농가는 이때 사육을 포기했다. 임 대표도 고민이 많았으나 부인이 칡소전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버텼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2020년에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칡소’가 소개되고, 정육점도 방송을 타면서 대박이 났다. 지금은 정육점 주변에 곰탕집도 개업해 운영 중이다. 임 대표는 연간 30~35마리의 칡소를 도축하지만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양밖에는 안 된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칡소를 사육해 고성군의 특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1000마리의 칡소가 필요하다.
이번 한우값 파동에도 칡소는 희소성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았다. 임 대표는 전문 식당 단지 조성도 목표로 하고 있다. 칡소가 고성으로의 관광객 유입을 이끌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지금은 칡소를 키우는 농가가 30여 농가로 늘었지만 아직도 생산량은 많이 부족하다. 고성군도 지난 2014년부터 축산농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칡소 농가들은 더 이상 유통과 판매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칡소 생산이 증가해 하루빨리 대중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내년에는 한 동을 더 늘려 칡소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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