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장기간 공사가 중단돼 외벽이 검게 변한 채 을씨년스럽게 흉물이 되어 버린 옛 삼진아파트 건물.
고성 거진읍 거진리 314-13번지에는 30여년 가까이 짓다 만 도심 흉물인 11층 아파트 건축물이 있다. 이 건물은 세월의 여파로 외벽이 부분부분 검게 변했고 내부 골조가 훤히 보이는 등 낡고 칙칙해 마을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었다. 지난 21일 공사가 중단된 옛 삼진아파트 현장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은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날 만난 지역주민 A 씨(61)는 “곧 시행한다고 소문만 무성했지, 진척되는 사항은 전혀 없다”며 “수십 년간 지역 흉물로 방치돼 오고 있다. 청소년들이 들어갔다가 자칫 안전사고와 추락사고 위험도 있는 등 지역의 애물단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주민 B 씨(상점 운영)는 “저 건물을 지을 때는 인구가 유입돼 시장 활성화와 도심화를 기대했었다”며 “지금은 흉물로 변해 동네 이미지마저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C 씨는 “당시 건물 지을 때 업체가 인건비 등을 미정산하는 등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지역 및 인근에 고급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 재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삼진종합건설은 지난 1995년 3,819㎡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5층 137세대 규모로 사업승인을 받고 이듬해 4월 아파트 건설에 착수했지만, 착공 8개월만인 그해 12월 부도로 6층 바닥슬라브 시공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이어 경매와 매매를 통해 소유권이 두 차례 이전되면서 지난 2006년 12월 (주)삼나코리아가 삼진아파트를 가인아파트로 명칭을 변경하고 아파트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2007년 11층 골조공사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사업주 부도로 (주)두명종합건설(천안 소재)로 사업주체가 변경됐고 변경허가, 여러 소송문제로 10월에 또다시 공사가 멈춰섰다.
이후 시행사인 ㈜두명종합건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 2019년 9월 주민 설명회를 열고 11층 골조와 마감 공사를 마친 후 준공해 11층 126세대를 분양하겠다며 공사 재개 의지를 보였다. 당시 ‘주민 여러분의 성원부탁드립니다. 거진 삼진아파트 공사 재개. 성원상떼빌 2차’라는 현수막까지 붙여 주민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환영했지만, 지금까지 주민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9년에 시행사가 아파트 공사를 재개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공사 재개를 위한 문서적 행위는 없었다”며 “지난해에도 공사재개를 위해 시행사 관계자가 군청을 방문해 공사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위한 필요 서류인 감리사 의견서, 에너지절약 계획 등 대부분의 서류도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도심 흉물 처리를 위해) 군에서도 관련법에 따라 수차례 공사 재개를 독촉해 왔다”며 “해당 아파트는 개인소유로 독촉 외에는 뽀족한 방법이 없어 사업주의 의지가 있어야만 정리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2019년 시행사가 아파트 건물에 공사 재개 현수막을 내걸었다.
성낙규 nk_22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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