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화요일 저녁 6시 30분. 속초평생문화센타 강당에 50여명의 수강생이 모였다.
속초문예대학의 간단한 개강식에 이어, ‘책읽기 + 글쓰기 = 사람’이란 주제로 2시간의 강의를 마쳤다. 오래전부터 필자는 속초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우리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그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사업규모는 작지만 몇 번의 시도가 있었다.
이번 속초문예대학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속초문예대학은 경동대학교 이만식 교수님이 주관하여 속초시청 교육문화체육과, 속초평생문화센터, 속초교육문화관, 속초문화원 등 평생교육의 기능을 담당하는 4개의 교육ㆍ문화관련 기관단체를 연계하고, 지역문인 출신들로 강사진을 구성하여 시민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이병선 속초시장님과, 이상국 시인이 명예학장님이 되시고, 운영 실무는 속초문화원의 김인섭 국장과 속초교육문화관의 최월순 과장이 담당하고, 프로그램 운영 지원은 속초평생문화센터의 민현정 계장이 맡아 주셨다. 강사진은 필자를 첫 강사로 시작하여, 권정남 시인, 이상국 시인, 박종헌 시인, 이반 교수님, 이만식 교수님, 조영숙 시낭송가, 박혜성 동화구연가로 구성되었다. 또한 초청강사 특강과 문학기행, 지역 문인들과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수강생 중 원하는 사람은 글쓰기 지도사 자격증반과 연계시키는 등 이번 1회기 프로그램은 주로 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커리큘럼이 짜여졌다.
지역의 관심 있는 분들이 70여명 신청하였으나 첫 강의에는 50여명이 참석하였다. 지난 10여 년 간 필자는 독서교육, 다중지능과 진로교육, 자녀교육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일반인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의를 다니면서 늘 느끼는 점이 몇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수강신청을 하고 막상 강의가 시작되면 결석을 하는 수강생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다른 또 하나는 수강생들이 여러 강좌에서 늘 보던 얼굴이 많다는 것이다. 즉 무언가를 배워서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발전시키려는 지역주민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또한 각종 평생교육기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취미생활이나 건강생활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제 우리 속초시의 각종 평생교육기관들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개강식에서 이상국 명예학장님이 말씀하셨듯이 이제 우리 속초는 관광산업이나, 먹거리산업의 활성화로 경제적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문화예술적 소양을 더욱 향상시켜 정신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에 더 많이 치중할 때가 됐다. 아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만 한다.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교육이 답이다’이라는 주제로 학생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만 발전 가능한 속초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었다. 이번 글은 아이들의 교육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이 업그레이드 되고, 지속되어야만 살기 좋은 속초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웃 도시의 예를 보자. 강릉은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독서대전을 개최하고, 홍보 동영상에서는 ‘시민의 발걸음 10분 거리마다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문화도시의 지향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원주시는 그림책 도서관 건립을 통해 시민 모두가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춘천시는 ‘버스 정류장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 책 읽는 시민, 공부하는 시민의 저변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이제 속초는 속초문예대학 출범을 기점으로 시민의 정신적 소양을 높이는 인문학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어디서나 속초시민 모두가 책 한 권쯤 손에 들고 다니고, 다양한 기관에서 열리는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종헌
시인·속초양양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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