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조건부로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통과시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양양군 서면 오색지구를 하부정류장으로, 정상인 대청봉과 직선거리 1.4㎞ 떨어진 ‘끝청’을 오가는 연장 3.3㎞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다. 상부정류장은 해발 1430ｍ 높이에 설치되고, 케이블카는 시간당 최대 825명을 수송할 수 있다. 총사업비는 최대 1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이번 사업으로 연간 1520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935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면에서 이어짐
환경영향평가 통과까지 과정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1982년 강원도가 사업을 공론화하며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하면서다. 하지만 2회 부결됐고, 그 이후 설악산의 획기적인 산악관광인프라 구축사업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양양군은 당시 양양국제공항 개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원도와 설악권의 획기적인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기 시작해 2001년 오색~대청봉 구간의 사업타당성조사와 2002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특히 양양군은 전국 지자체가 국립공원 내 삭도설치에 대해 전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2004년부터 국립공원 내 삭도길이를 2km에서 5km로 완화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급기야 2010년 자연공원법 개정을 이끌어내면서 설악산에서의 삭도 설치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설악산을 공유하고 있는 인제군과 고성군 등도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강원도가 설악산의 경쟁력 확보와 산악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양양군으로 일원화하는 것으로 교통정리하면서 양양군의 현안사업으로 힘이 실리게 됐다.
이어 지난 2010년에는 환경부가 국립공원 내 삭도설치 시범사업을 국정사업으로 정해 추진하기에 이르렀고, 양양군은 2011년 3월 환경부의 기준에 맞춰 주봉인 대청봉을 대신해 관모능선으로 상부정류장을 변경해 처음 신청했다. 이듬해인 2012년 2월 국립공원 내 삭도설치 검토 기준안이 마련됐지만, 그해 6월 환경부의 시범사업지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지역사회가 큰 좌절감에 빠졌고, 양양군은 2012년 11월 환경성과 공익성, 경제성, 기술성 등을 보완한 삭도설치 계획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후 2013년 7월 국립공원위원들의 오색케이블카 현지실사와 8월 환경부 주관 시민환경단체 공청회를 마치는 등 일사천리로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진행됐으나, 다시 공원위원회의 검토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결되는 아픔을 맛봤다. 다시 지난 2014년 8월 대통령이 주재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지원방안 논의 과정에서 수면 위로 올랐고, 양양군은 2015년 3월까지 기본계획 수립, 대안노선 확정(오색∼끝청) 용역에 나서, 2015년 4월 27일 오색케이블카 사업계획을 최종 완료했다. 이어 2015년 4월 오색케이블카 공원계획을 변경했고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민간전문위원 현장 조사를 거쳐 그해 8월 28일 국립공원위원회의 공원계획변경 ‘조건부 승인’을 얻어내고, 이듬해 7월 환경부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접수했으나, 12월 문화재위원회로부터 부결 처리됐다.
이에 양양군과 군민들은 2019년 9월 16일 환경부의 오색케이블카 사업 부동의 결정에 대한 처분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해 2020년 12월 2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행정심판 청구 인용을 받았다. 이때부터 다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불꽃을 살리기 시작했고, 2021년 원주지방환경청이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을 요구한 데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정안을 마련한 후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에 나섰으며, 이번에 ‘조건부 동의 협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핵심인 환경영향평가는 양양군이 지난 2015년 12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한 후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보안해 상정한 데 이어 2019년 부동의와 2020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을 거친 뒤 2021년 재보완에 이르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향후 남은 절차와 추진 일정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가장 큰 산인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조건부로 통과함에 따라 강원도와 양양군은 행안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타당성 조사 착수 후 6개월 이내에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현재 950억원에서 1천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양양군은 이에 대비해 기금도 확보해 놓았다.
이어 오는 6월 산림청과 백두대간개발행위 사전협의와 국유림 사용허가 및 산지일시 사용허가, 9월에 지방건설기술(강원도) 및 특별건설심의(국토부)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강원도와 하부정류장 군관리계획 변경(10월)과 국립공원공단과 공원사업 시행허가(11월)를 거쳐 12월에 궤도사업허가를 비롯해 건축허가, 구거점용, 농지전용 등 자체적인 인허가를 완료하게 된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내년 4월 오색케이블카 공사원가 사전검토 및 계약심사를 완료하면 상반기 공사 입찰 공고 및 계약을 진행한 후 24개월 이상의 절대공기를 준수해 오는 2026년 6월 준공과 함께 3개월 이상 시운전을 실시하고 본격적인 상업 운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이번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에서 전국적인 친환경 케이블카
시범 설치를 위해 환경민감지역을 회피하고 기존 등산로 차단과 산양서식지, 아고산대 보존 등을 위해 상부정류장 위치를 해발 1,480m에서 1,430m로 조정했으며, 삭도 노선 길이도 3.5km에서 3.3km로 줄였다.
“40년 숙원 풀었다” 환영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서 재
보완 협의가 이뤄지자, 지역사회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향후 산악관광 활성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양시내 주요 게시대에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본격 추
진 환영’ 등 이번 조치를 반기는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렸다.
각계 사회단체들은 환경영향평가 통과 발표 직후 “40년을 한결같은 믿음으로 힘을 보탠 덕분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현실화 될 수 있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준화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장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국가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것이자 우리나라의 산악관광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환경영향평가라는 큰 산을 넘고 앞으로 남은 절차를 완료한 후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간다.
김진하 양양군수 담화문
“글로벌 명품 케이블카 설치 최선”
양양군수 김진하입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40년간 추진해온 ‘설악산 오색삭도사업’이 가장 큰 고비인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였습니다. 저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 감격을 강원도민, 특히 우리 양양군민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오색삭도 사업은 지금부터 40년 전인 1982년 문화재청의 반대로 좌초된 이후, 2번에 걸친 국립공원계획 부결, 문화재현상변경 불허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등 수없이 많은 백지화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양군민은 좌절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정신으로 중앙정부의 부당한 처분과 반대단체의 극렬한 저항을 지혜롭게 대처하며 오늘과 같은 값진 성과를 이끌었습니다.
지나간 세월은 허송세월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업을 반대하고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한 경청과 환류의 시간이었으며, 그 기간동안 우리 사업은 사법기관으로부터 정당성과 합법성을 검증받게 되었고, 계획은 더욱 공고해지고 현실화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겠다는 성급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모든 국민이 아무런 장애 없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양양군민 · 도민과 기쁨 함께”
“산악관광 활성화 연계 총력”
그렇게 하기 위해 남은 절차를 더욱 꼼꼼하게 챙기며 관련 부처와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여 계획을 구체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지난 2010년 환경부가 국립공원 내 삭도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후, 내륙권으로서는 최초로 설악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는 길이 한 발 가까워졌습니다. 역동적으로 사람이 북적거리며 지역에 생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연계 시설 확충에도 행정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동안 ‘국립공원’이며 ‘천연기념물’인 설악산에 어떻게 케이블카를 놓을 수 있겠냐고 걱정하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국가 시범사업에 걸맞은 글로벌 명품 케이블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원의 보편적 이용권을 확대하고 문화재를 공평하게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양양군이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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