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양양 손양면 삽존리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결국 방역대 안의 전체 돼지가 살처분됐다. 양양군은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관내 돼지 2만3,791두를 모두 살처분해 삽존리 일원에 매립했다. 살처분에 들어간 예산 30억원 가운데 50%는 국비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도비와 군비를 투입했다. 농림축산부의 예방적 살처분 요구에 대응해 양양군과 농가에서는 정밀검사 결과 ASF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확인됐는데 살처분할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했지만, 방역 강화 차원에서 설처분해야 한다는 정부 지침을 받아들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으로 양양군의 유일한 양돈단지인 삽존리의 돼지들이 모두 살처분되면서 군의 양돈산업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애지중지 키운 돼지를 살처분해 땅에 묻은 양돈농가들은 어린돼지 입식을 통해 다시 일어서야 한다. 살처분에 따른 보상금이 지급되겠지만, 정상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을 투입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삽존리 양돈단지는 지난 2011년 1월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2만1천여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양돈기반이 무너진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재입식을 하려면 농장 청소·세척·소독 점검과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 점검·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양군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휩쓸고 간 자리가 너무 커 현재 농가들의 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루속히 방역과 사후 대책을 마련해 농가들이 조속히 재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를 계기로 가축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 지난달 11일 한 양돈농가에서 폐사한 비육두 23두의 확진 판정이 결국 양양 관내 모든 돼지의 살처분으로 결말이 나고 말았다. 다시는 집단 살처분이라는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역대책을 세우고 하루속히 양돈농가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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