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가 밀집한 양양 손양면 삽존리에서 지난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양양군과 강원도가 긴급 방역에 나서며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양양군과 도에 따르면 손양면 삽존리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 10일과 11일 비육두 23두가 폐사되자, 11일 오후 3시 30분경 양양군에 신고했고, 강원도 가축방역기관에 상황이 전파돼 동물위생시험소 가축방역관이 현장에 나와 임상검사와 폐사체 부검, 동거축 혈액채취 등 정밀 검사한 결과 지난 12일 오전 1시경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양양군농업기술센터는 13일 오전 4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 돼지 1,956두를 긴급 살처분한 뒤,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도와 함께 긴급 방역대를 구성해 방역을 강화했다.
도는 지난 1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던 철원에 이어 양양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오자, 확산 방지를 위해 철원을 제외한 도내 17개 시·군에 대해 12일 오전 1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양양관내 전체 방역대 농장(8곳)에 대한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현재 양양지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삽존리 농장을 제외하고 주변 △500ｍ 이내 양돈농장 5곳에서 돼지 1만6,305두 △500m∼3km 2곳에서 4,170두 △3km∼10km 1곳에서 750두 등 양돈농가 8곳에서 총 2만1,225두를 사육하고 있다.
양양군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의 돼지 1,956두를 살처분했으나, 농림축산식품부의 규정에 따르면 방역대 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2만1,225두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 인근의 5곳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선별적으로 감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선별적인 살처분 등 상황에 맞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규정대로 이미 살처분한 1,956두를 제외한 나머지 2만1,225두를 모두 살처분할 경우, 군비 3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양양군의 예산 부담은 물론 양돈산업 황폐화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양양군은 지난 13일 긴급 대책회의 등을 통해 ‘예방적 살처분이 비현실적이고 예산 및 매립장소 확보 등이 어렵다’는 입장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한 데 이어 행정안전부와 예산지원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지역 인근의 농장 돼지 전체를 살처분할 경우 3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매립장 확보도 쉽지 않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처리비용을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구제역 등 가축의 감염병에 따른 살처분 처리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지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지자체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계속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손양면 삽존리의 양돈단지 주변은 현재 야생멧돼지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울타리가 2중으로 설치돼 있어, 야생멧돼지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돼지들이 울타리 밑으로 땅을 파고 넘어가는 경우가 잦아 관계기관에서는 정확한 감염 경로 추적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현재 살처분을 한 삽존리 농가 주변의 방역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주변 농가의 돼지들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군과 강원도가 지난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손양면 삽존리 양돈농가 일대에 방역대를 구축하고 출입 통제 등 방역 강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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