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 도의원에게 법원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2부(이동희 부장판사)는 이날 강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강 의원은 속초시의원이던 지난해 2월 자신의 SNS에 다른 입후보예정자에 대해 불리한 내용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속초시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됐었다.
강 의원은 당시 “현 시장인 A 씨가 민주당 강원도당 수석부위원장인 B 씨를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사업자로 선정되게 해주면서 6·1지방선거 공천을 약속받음과 동시에 도의원·시의원 공천권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사실이냐”라는 글을 올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제8회 지방선거와 관련해 경쟁당의 속초시장 후보 측에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것과 동시에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올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유권자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또 판결 쟁점인 ‘공천거래’와 관련해서 “피고인이 게시한 글이 민간사업자 선정의 부당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공천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인데, 당시 관광테마시설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B 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후보자를 공천하거나 공천을 약속할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이 공천거래와 관련해 그러한 존재를 확인할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않아 공천거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관광테마시설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속초시의 행정절차에 위법하거나 부당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수 있어, 당시 피고인이 속초시의원으로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필요한 것으로 보여 벌금형 하한액인 500만원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재판에서 “(해당 글은) 일반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글 중의 하나이고, 단지 합리적 의문을 제기한 것이지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며,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당시 A 현 시장을 당선되게 못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고 진술했었다.
강정호 의원은 선고 후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당시 시의원으로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려고 했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위해 기부행위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홍우길 속초시체육회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유권자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수 있어 죄가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식사 금액이 비교적 소액인 점을 감안해 이같이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3월 소속 단체의 임원인 C 씨를 위해 소속 직원 6명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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