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 손양면 삽존리에서 지난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관계당국이 긴급 방역에 나섰다. 도는 확진 판정 후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농장 돼지 1,956 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농림축산식품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방역대에 있는 양돈농가 7곳의 2만여 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추진하자 해당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양군도 농축산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농축산부는 다른 농장 7곳도 한 단지 내에 있어 발생 위험도가 높다며 전체 양돈농장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라는 공문을 양양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축산부는 ‘방역을 위해 예방적 살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농가들과 양양군은 정밀검사 결과 ASF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확인됐고 방역시설도 갖추고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대적으로 살처분할 경우 지역 양돈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양양군은 살처분 비용 부담이 크고 매립장 확보도 쉽지 않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2만여 마리를 살처분할 경우 30억원 이상의 비용이 예상되고 자체적으로 충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예방적 살처분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이 농축산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연도별 ASF 살처분 현황에 따르면, 그 기간동안 ASF 발생으로 인해 살처분한 41만마리 중 84%인 34만여 마리가 ASF 전파를 막기 위해 예방적으로 살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돼지수의사회가 지난 16일 연 수의정책포럼에서 ASF방역과 관련해 “예방적 살처분은 해법이 될 수 없으며 방역시설 정기 점검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관계당국은 방역을 위해 살처분이 필요하겠지만, ASF 확산을 보다 실효성 있게 저지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과 심의를 거친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지도록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의견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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