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도심 대표 상권인 로데오거리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빈 점포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상인들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상인들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속초관광수산시장과 달리 로데오거리는 최근 빈 점포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시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로데오거리 KT 속초빌딩 1층 4개 매장 가운데 KT 자체 매장을 제외한 3개 매장은 텅 비어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의류 점포 등이 입주해 있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둘 비기 시작해 지금은 3개 매장 모두 공실 상태다. 이들 매장에는 사무실 임대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KT 사무실 임대 관계자는 지난 9일 “지난해 하반기에 빈 점포가 발생했다”며 “현재 임대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T 속초점 인근 의류와 휴대폰 판매 매장에도 이날 ‘임대, 권리금 없음’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고, 서독약국 쪽으로 20~30여m 떨어진 화장품 점포는 ‘점포 정리’ 현수막과 함께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여기서 10여m 떨어진 점포는 매장이 철수한 지 오래된 듯 간판 없이 땡처리 업체가 들어서 영업 중이었고, 인근의 나란히 붙어 있는 의류와 휴대폰 판매 가게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고, 매장은 텅 비어 있었다.
인근의 휴대폰 판매 점포도 ‘임대’를 내놓았으나, 매장 안에는 판매시설물이 그대로 있어, 요즘 폐업을 결정한 듯 보였다. 또 다른 3~4개 점포도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지난 2019년 12월 취재 당시 ‘임대’ 안내문과 함께 텅 빈 점포를 마네킹만이 지키고 있던 시내버스 갯배 정류장 인근의 의류 점포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비어 있었고, 바로 옆 휴대폰 점포도 여전히 비어 있었다.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1·2·3층 임대’ 현수막이 내걸렸던 상가 건물은 영업을 재개하려는 듯 이날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었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속초의 도심 대표 상권인 로데오거리에 빈 점포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데오거리의 한 상인은 “속초지역도 전국의 다른 도시와 같이 인구 고령화로 젊은 소비층이 줄어들고 있고, 잇따른 아파트 건설 등으로 상권이 크게 분산된 데다 요즘 소비 트렌드가 먹거리 위주여서 의류 매장 중심의 로데오거리 상권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다양한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상인은 “최근 수도권과의 교통망 개선으로 수도권으로 의류 등의 원정 쇼핑을 다니는 시민들도 많아 동서고속철 개통에 대비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영순 전 시의원은 “시의원 재직 시설 로데오거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최근 빈 점포가 늘고 있고 상가 건물 2층은 대부분 공실이어서 안타깝다”며 “상인들과 속초시가 로데오거리 활성화를 위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 관계자는 “요즘은 업종 변경 시기여서 빈 점포가 늘어난 것 같다. 로데오거리 상권 대부분이 비싼 브랜드나 의류 품목 중심이어서 속초관광수산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동서고속철이 개통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만큼,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가로의 변화를 상인들과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 도심 로데오거리 한 상가 출입문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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