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다시 산불피해 이전의 삶으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4.4산불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한운용(70) 주택분과위원장은 지난 2일 “아직도 이재민 수천 명이 삶의 터전을 원상 복구하지 못한 채 길바닥에 나앉아 살아가고 있다”며 “정부와 법원의 관심과 신속한 처리를 촉구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달 29일 고성군 토성면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 비대위 회원 60여명이 모였다. 2019년 4월 산불이 발생한 지 만 4년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산불피해 이재민들이 모여 향후 대책을 모색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날 대책회의에서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산불피해 손해배상 소송의 신속한 판결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속초법원 앞에서 3월까지 진행하고, 대통령실과 정부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빠른 해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산불로 법인을 제외한 2200여억원의 재산피해와 2명의 사망 등을 추산했으나 2019년 8~9월에 진행된 손해사정 결과 890억원의 피해액만 인정됐다고 했다. 이마저도 아직 해결되지 않아 이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아직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피해주민 30가정은 임시거처에 거주하며 한껏 치솟은 난방비와 전기료가 부담돼 엄동설한에도 추위에 떨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업무상실화 등으로 기소된 전·현직 한전 직원 7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발화사실은 인정하나 과실 책임을 묻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동의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한 위원장은 “엄청난 산림·재산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사실상 누구도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게 된 상황이 빚어지면서 산불피해 이재민들은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전 전·현직 한전직원들은 전신주 하자를 방치해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한 아크 불티로 산불이 발생해 재산과 산림, 인명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4.4산불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경혁)가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산불피해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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