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의 공공 거점병원인 속초의료원의 응급실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지난 1일부터 4일(목·금·토·일요일)만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의 응급실이 정상 운영되지 않자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의 의료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의료진 확충이 늦어지면 의료공백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다.
속초의료원이 읍급실을 단축운영하게 된 것은 그동안 5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주·야간을 돌아가며 당직 근무를 해오다 2명이 최근 퇴사했기 때문이다. 응급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4명의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달 말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더 퇴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응급실 운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전문의 충원이 늦어지면 속초의료원 지역응급진료센터의 지정 취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속초의료원은 전문의 충원을 위해 채용공고를 냈지만, 문제는 응급실 전문의 이탈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충원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지난달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응급의료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 제안하면서 “응급의학과 전체 전공의 중 10% 정도가 응급의학 현장이 아닌 피부미용 등 일반의원으로 이탈하고 있고, MZ세대에 해당하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사직이 늘고 있다”고 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열악한 응급실 근무환경을 꼽았다.
설악권 유일의 공공병원인 속초의료원의 응급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의 충원밖에 없다. 강원도와 의료원이 연봉상한액 현실화 등을 통해 조속히 전문의를 채용하겠다고 하니 현재로선 기다려봐야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대한 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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