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국제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플라이강원이 최근 국제선 탑승률 저조와 강원도의 미온적 지원 등으로 인해 새해 일부 국제노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옮겨 운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지역주민의 항공 이용 불편과 관광산업의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양양국제공항에서 운항하는 국제선은 일본 나리타, 필리핀 클라크필드, 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대만 타이베이 등 4개국 5개 도시이다. 국내선은 제주와 여수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탑승률이 양양∼제주 노선(83%)을 제외하고 △양양∼여수 57% △양양∼클라크필드 52% △양양∼나리타 51% △양양∼하노이 39% △양양∼호치민 24% 등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1월 탑승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 양양∼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노선은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탑승률이 2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국제선 운항 횟수가 늘어나고 다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강원도가 모기지 항공사에 지원하는 운항장려금이 올해는 아예 책정되지 않은 가운데 모든 항공사에 지원되는 일반 장려금이 1대당 60만원이 고작이어서 양양국제공항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얻어 운항을 시작한 뒤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간부급 직원들의 급여를 체불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자구책으로 지난달 27일 1호기로 도입했던 보잉 737-800(HL8380) 여객기를 높은 리스료 부담을 해소하고자 리스사에 반납했고, 탑승률 제고를 위해 올해 상반기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노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옮겨 운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당초 강원도와 체결한 모기지 항공사 유치 협약에 따라 3년간은 다른 공항에서 운항할 수 없는데, 이 기간이 지난해 11월로 만료됨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으로 국제선을 옮기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오가는 국제선 취항 계획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도입과 취항 시기를 놓고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플라이강원과 같은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인천∼베트남 호치민 노선 탑승률이 80%를 기록하면서 인-아웃 바운드 항공 수요가 충분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양양국제공항을 국내 인-바운드 거점공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이행되지 않고 있어,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에 대해 최근 일상 회복에 따라 기지개를 켜고 있는 설악권 여행사들은 플라이강원의 침체를 우려하며 조속히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간신히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서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여행 수요가 좋아지고 있는데, 플라이강원이 어려워져 다른 공항에서 운항한다면 설악권은 물론 강원도의 관광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지만,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 크다”며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높은 지원 대책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플라이강원이 탑승률 저조와 미온적 지원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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