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4일 ‘원기타 트리오’의 송년음악회가 스타리안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연주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전체적인 박자와 더불어 리타르단도 루바토 등 템포의 완급도 세 명이 완벽에 가깝게 일치했다는 점입니다. 역시 한 가족답게 놀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어찌보면 20년 정도 합숙훈련을 한 셈입니다.
세 명이 각각 고음, 중음, 저음을 배분해서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각자의 실력도 좋았지만, 세 명이 합쳐졌을 때, 특유의 완전체적인 연주가 이루어졌습니다.
그전 연주에서는 삼중주는 전체 프로그램의 1/3 정도, 그리고 독주 혹은 듀엣이 2/3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주는 듀엣 없이 독주곡을 한 곡씩만 하고, 합주를 앞과 뒤에 두 곡씩 배치를 하면서 반 이상이 삼중주로 꾸며졌습니다. 사실상 삼중주 연주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군복무, 대학공부 등을 마치고, 이제는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다시 많아지면서 삼중주를 더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독주에서 원경화 연주자는 타레가의 곡을 연주할 때, 모든 음과 음이 물 흐르듯이 연결되어 아름다운 멜로디가 만들어졌습니다. 아라비아 특유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는 선율이 연주장에 그림이 그려지듯 전달된 것 같습니다. 바이올린이나 아쟁, 해금은 한 음을 연주할 때, 그 볼륨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피아노도 한 음의 볼륨이 별로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타나 가야금은 한 음을 뜯은 후 그 볼륨이 급격히 낮아지기에, 전체 음악이 연결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클래식 기타를 물 흐르듯이 연주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고, 그만큼 고수임을 뜻합니다.
원수빈 연주자의 독주에서 주목했던 점은, 스페인 모음곡을 처음에 pp에서 시작해서 약 1분 동안 일정한 비율로 크기를 아주 서서히 증가시켜서 마침내 ff까지 도달한 부분입니다. 독주를 할 땐 관객들이 얼어붙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원승식 연주자는 망고레의 곡을 연주하면서, 멜로디 트릴과 반주를 같이하면서도 멜로디 트릴의 템포 완급 및 세기 변화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멜로디 트릴과 반주를 같이하는 곡으로는 ‘알함브라의 궁전’이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만큼의 난이도를 보이는 곡인데, 템포와 세기를 주도하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주면 독주, 합주면 합주, 세 연주자는 이제는 고수의 수준을 넘어 대가의 반열에 이르고, 명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주가 좋으니 관객수준도 높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이 세 연주자를 키워낸 원영백 선생님의 연주도 함께 무대에 올려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좋은 연주 감명 깊게 잘 봤습니다.
최창균
속초가좋아 서울에서온 치과의원 원장
음악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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