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경험상 법률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면 권리 실현이 늦어지고 파업이나 데모 등 실력행사를 하면 당장에 해결된다고 믿고 있다. 시민이 법을 경시하고 주먹을 믿는 이유는 법과 관계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것이다.
법은 홍수를 이루고 있어 국민들은 무엇이 법인지 잘 모르고 있다. 행정에 관한 법률도 무수히 많을 뿐만 아니라 시행을 위한 명령이나 규칙, 조례 등이 양산되어 있어 국민은 어떠한 법률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행정부는 법에 따라 행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법치 행정의 원리이다. 공무원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하여 성심성의껏 봉사 행정을 하여야 한다. 행정은 국민의 복지 향상을 위한 것으로 투명하고 공정하여야 한다. 행정 결정은 절차에 따라야 한다. 행정절차에 관하여는 행정절차법이 규정하고 있다.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청문회나 공청회를 통하여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야 한다. 행정상 입법 예고를 해야 하고 정책 제도 및 계획을 수립 시행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행정 예고를 하여야 한다.
공공기관이 보유,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정보를 청구하는 국민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정보공개법을 운영하고 소관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의 정보는 보호되어야 한다. 법치 행정은 행정처분의 효력이 적법한가를, 국민의 기본권을 과잉 침해한 것이 아닌가를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판단하여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만약에 악법이 있으면 빨리 개정해야 할 것이며 국민은 악법의 폐지를 요구할 수 있다. 법치 행정의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서는 상급기관의 행정감사, 감시권에 의한 직무감찰, 국회에 의한 국정감사 조사 등이 있다.
또 불법 행위를 한 공무원은 공무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여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 공무원은 좋은 일을 했을 때에는 보상을 받아야 하고 불법 행위나 나쁜 행위를 했을때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신상필벌의 원칙이 무너지면 법치주의는 유지되기 힘들다.
이제 21세기를 맞아 우리는 법치주의 후진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방문의 해, 월드컵, 세계 유니버시아드, 동계평창동계올림픽대회는 한국인의 선진질서를 세계에 선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법을 준수하고 질서를 지키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질서를 지키지 않고서는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법이란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규범이다. 법치는 통상 집권 세력의 권력의 폭력성과 남용성을 제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법이 정의롭지 못하고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된다든지, 지배질서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된다면 시민의 권리란 보장 받을 길 없다.
장세호
전 속초시 지방행정 동우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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