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영랑호 주변 공원에 시인의 비석이 하나 세워진 후, 5월 7일에 제막식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설악지역 출신의 유명 문학인들이 많았지만, 비석이 세워진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2014년 5월 4일에 고 최명길 시인이 하늘의 부름을 받은 후, 물소리 시낭송회와 유가족 분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시비를 건립하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15년 5월 9일에 있었던 물소리 시낭송회 모임에서 최명길 시비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고, 약 6개월 후인 11월 15일에 1차 건립예정지로서 엑스포 공원 내, 석봉도자기 앞 공원부지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시비건립 반대 민원으로 약 한 달 후에 1차 예정지를 포기했고, 금년 3월에 2차 건립예정지로 범바위 공원 앞을 선정했는데, 또 다시 영랑호숫길 자전거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에 따라 2차 예정지도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4월에 (주)영랑호리조트 부지인 지금 위치를 얻어서 우여곡절 끝에 5월에 제막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시인도 아니고 물소리 시낭송회 회원도 아니지만, 시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날 행사에 참여하여 귀한 의미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약 20~30평 정도의 넓이에 비석을 세우고 잔디를 조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리를 옮긴 영산홍들 일부가 잎이 마르는 일이 발생했나 봅니다. 하지만, 시비를 관리하는 단체에서는 이번 가을부터 내년 봄까지 시비 주변 경관조성 작업을 계속할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인문학적 가치로 볼 때, 시인의 비석을 세운 일은 설악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비석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희망과 쉼을 제공할 것은 물론, 속초시민들에게도 사랑과 서정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8월 12일에는 2016 만해축전 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시인협회에서 새로 건립된 최명길 시비 답사를 하기도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이 시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문학성지로 자리 잡아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속초 영랑호에 세워진 고 최명길 시인의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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