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 국권 침탈로 속초시에 남아있는 유·무형의 일제 잔재를 청산해 시민의 애국·애향 정신을 고취하고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례가 제정됐다.
속초시의회는 지난 12일 2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김명길 의장이 대표 발의한 ‘속초시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공동발의한 이명애 의원은 조례안 제안설명에서 “일제 잔재의 체계적인 정리가 부족한 탓인지,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에는 그 흔적이 남아있어 때때로 과거사 청산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며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올바른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세워서, 우리의 후손들이 가치 있고 정의로운 역사적 삶을 보고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조례에는 시장의 책무, 속초시 일제 잔재 청산 추진계획 및 사업, 일제잔재청산위원회의 설치·운영 등의 내용을 담았다.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속초시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시책을 적극 추진하고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 알림으로써 시민의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에 노력해야 한다. 또 속초시 일제 잔재 청산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일제 잔재 조사·선정·기록·관리, 청산 관련 연구·교육·홍보·문화·예술 사업, 일제 잔재의 정비·철거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속초시 일제잔재청산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시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선양·추모 또는 기념하는 행사 및 사업 등에 참여하거나 예산을 지원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공공장소 및 공공행사에 일제상징물을 설치·게시·비치하거나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기념하기 위한 시설물 또는 구조물 등을 설치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명애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초대 속초읍장 박상희의 추모비에 대해 단죄비 또는 안내판 등을 설치해 기관장으로서의 공적과 친일파로서의 과오를 함께 지역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시작으로 속초시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조사·연구해 철거나 정비, 또는 교육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고위감(以古爲鑑)의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초대 속초읍장 박상희를 기리는 추모비는 지난 1992년 8월 15일 광복절에 설악해맞이공원에 설치됐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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