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조양동 성호아파트와 KCC아파트 경계 맞은편 임야에 공영주기장 조성을 추진하자, 조양동 지역사회와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소음과 생활환경 훼손 등의 기본생활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영주기장 조성 추진=시에 따르면 조양동 산41-2번지 등 3필지 4,566㎡ 부지에 총 10억300만원을 들여 내년까지 54면 규모의 공영주기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편입 사유지(2,152㎡)에 대한 보상과 국유지 영구시설물 축조 및 사용 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마치고 관련 사업비 6억3,000만원을 내년 당초예산에 반영했다.
시는 관내 건설기계 대여업체(일반 2개 업체·개별 1개 업체) 주기장의 실제 가능 주차대수는 80여 대 정도에 불과한데다,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건설기계 등록 시 당초 신고한 주기장을 이용하지 않고 주택가 주변이나 도심 공원 부지를 이용하면서 주민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어 공영주기장 조성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또 건설기계 대여업체의 주기장들이 대부분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어,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작업을 마치고 늦게 귀가하거나 이른 새벽 이동을 위해 주거지 인근에 주기(주차)함으로써 건설기계 작동 시 소음 등에 따른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역의 건설현장에 투입된 건설기계들도 마땅한 주기장이 없어 도심 외곽도로 및 공터에 주기하다 보니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주변 주민들 또한 소음 등의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차량 정비 때 발생한 기름때 묻은 쓰레기와 각종 생활쓰레기 등을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도심 공터 등에 무단 방치하면서 주민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 10월 현재 속초시에 등록된 건설기계는 640대로, 외지에서 유입된 건설기계를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사회 “주민 기본생활권 침해”=김덕용 조양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아무리 공영주기장 부지가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좀 떨어져 있다고 해도 속초시 관문인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 앞에 주기장이 설치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악취 문제로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는데 다양한 행정지원은 고사하고 주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공영주기장을 설치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며 “시는 주기장 조성에 앞서 먼저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주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원 성호아파트입주민대표회장은 “지금도 엑스포공원주차장 등은 외지 건설기계에서 나온 쓰레기들로 주변 환경이 훼손되는데 여기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고, 대형 건설중장비들이 주변 도로(청대로)를 이용하다 보면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종현 시의원은 “공영주기장은 건설기계 사업자들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지만, 이 일대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 만큼, 내년 당초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 필요성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공영주기장 예정부지가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170m 떨어져 있어 건설기계 작동으로 인한 소음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6일 조양동주민센터에 이와 관련한 설명자료를 보내 주민회의 등이 있으면 충분히 설명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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