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사 이전은 향후 80~90년 혹은 최소 50~60년 후의 미래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시청사 이전 부지가 “면적이 좁은 속초의 균형발전과 개발”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 소멸화와 주중 공동화라는 사회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최소한도 이러한 목표를 저해하는 위치가 되지 않도록 결정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까지 언급되고 있는 고속철 역사 인근, 옛 동우대, 구 소방서, 속초중학교 등의 부지들은 속초의 핵심 요지들로 시청사 이전이 아니더라도 개발 수요가 큰 지역이다. 시청사 이전은 속초시 전체의 토지 이용면에서 보면 비효율적 사용일 뿐 아니라, 또한 이는 향후 5~6년(고속철 완공) 혹은 10년 정도만 내다보고 언급되는 장소로 판단되므로 시 외곽의 시유지를 포함한 다른 장소들도 이전 후보지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시청사 부지 선정 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짚어본다.
도시 발전(균형개발, 변화) 등 비좁은 속초시 토지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요인
최근 자치단체들이 도심에 위치한 좁고 낡은 청사를 도시 외곽의 대규모 부지로 이전하는데 이는 도보로 이동하던 예전과 달리 ‘시청의 업무역할 변화’와 함께 ‘시청 접근 시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보다는 △시청사가 장래 도시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 해소 △ 미래의 행정수요에 대비한 외곽의 넓은 부지 확보△ 외곽지역의 개발 유인 등을 고려한 결정이 아닌가 한다.
특히 속초시는 강원도 다른 시군의 1/10~1/20의 월등히 적은 면적(105㎢)으로 그나마 도시 서쪽 67㎢(64%)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기존 도심과 공원, 급경사지 등 건축 불가지역을 제외하면 가용면적이 넓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시청사 이전 부지는 시 외곽에 남아 있는 토지를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꼭 시청사 이전이 아니더라도 토지에 대한 수요가 많거나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시청을 이전하는 것은 토지 이용의 효율성과 미래 변화에 대한 예측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옛 동우대학교 부지는 고속철 완공 이후 전문 교육(연수)기관이나 연구소 등의 다수 기관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남겨 두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하며 용도변경 등의 특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 기존의 속초중학교 부지는 거주 밀집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복지시설, 문화센터 등으로 개발되어 인근 주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멸도시 및 주중 공동화 등 사회변화
2022년 4월 29일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속초시가 소멸위험지역(0.5이하면 소멸위험, 속초:0.472)으로 조사됐다. 또한 속초시는 2022년 8월 지방소멸대응기금 82억원을 확보했고, 2023년 지방소멸기금 기초단체 관심지역 B등급을 받아 42억원을 확보하면서 소멸도시에 대해 준비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소멸도시나 주중 공동화도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주와 관광, 일자리가 겸비되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는 도시가 되어야 하며, 이의 주된 준비로는 젊은 직장인이 많이 근무하는 서울 수도권 기업과 연구소 등이 유입되고, 이곳 근무자들이 거주할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속철역사 인근은 (첨단)기업·연구소 유치에 매력적인 지역이기에 향후 유입할 IT·이오기업, (재택)기업, 연구소, 교육기관 등과 이들 근무자들의 거주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지역에 시청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사회변화의 대응을 저해할 뿐 아니라 속초시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속초시는 혐오시설 인근의 공간(제4농공단지-시유지)을 준비해 놓고 서울 수도권의 우수한 기업, 바이오·IT의 첨단기업, 연구시설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 제4농공단지는 첨단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입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에 시청사가 있고 주변 여건이 개선된 후 인근 여유 부지에 연구단지나 IT·바이오기업을 유치하려 한다면 수도권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고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시 외곽 대포정수장의 경우도 훌륭한 조망을 가진 입지로 시청을 찿는 민원인들이 바다와 설악산을 보고 힐링하며 민원을 처리할 수 있고 시청 이전으로 인해 주변 개발을 촉진하고 주변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대포동 지역의 시청사 이전에 대한 고려는 농공단지 주변 여건 개선과 함께 속초시 인구의 35%가 거주하는 조양동의 악취 해결을 위해서도 의미가 있다는 측면에서도 더욱 관심 가져야 할 부지라고 생각한다.
예측 불가능한 행정수요 증가를 위한 공간 확보
속초시의 향후 80~90년 혹은 최소 50~60년 동안의 사회 및 도시변화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지만 서울, 일본의 예로 보아 고속철 역사 중심으로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몰릴 거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반면, 기타의 행정 수요에 관해선 정확한 예측이 어려울지라도 부지/시설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실현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지만 양양, 고성과의 통합을 고려해 행정수요 증가로 인한 시설 확장 필요성이나 소각장의 폐열을 이용한 온수의 인근 지역 공급망 신설 등 미리 예측하지 못한 기타 시의 부설기관을 확장할 공간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부지구입비·부지확보 용이성과 시 재정
개인 사유지가 많은 지역의 토지를 수용할 경우 최근 급등한 토지 가격을 지불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재산권 침해로 인한 반발로 토지 매입이 순조롭지 않을 수가 있는 등 시유지가 아닌 경우 막대한 예산과 함께 시청 이전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있다. 또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해 충분한 부지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을 것이다. 부지 구입비나 부지확보 용이성과 시 재정 등을 고려한다면 시유지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시청 접근에 대한 용이성
필자는 산업화가 발달되기 이전에는 교통 이동수단 등의 이유로 시청의 시민 접근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고려되어야 했지만 시청 업무의 전산 자동화 등의 사회변화뿐만 아니라 자가용 이용 등의 교통수단 변화 등으로 인한 물리적 요인을 고려한다면 접근 도로의 확충과 충분한 주차 공간, 버스노선 개설 등이 이루어진다면 굳이 도심 한 가운데 시청이 위치해야만 접근이 용이하다는 생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7년 6월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5년 간 변화한 속초의 모습은 그 이전 50년 동안 개발된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겪었다.
고속철도 완공 전후로 해서는 이보다 더 큰 변화의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5년간 관광도시 속초에 대해 개인들이 갖던 관심을 넘어 기업이나 연구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변화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되도록 적극 홍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 이전 부지 선정도 이러한 중차대한 변화에 대응해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는 청초호 매립 당시의 반대나 악취 유발하는 제3 농공단지 등을 반면교사 삼으면서, △속초시 개발(균형발전) △사회변화 △시 재정 상황에 따른 부지 구입 비용과 구입 용이성 △시민접근 편의성 등 다양한 결정 항목을 정하고, 이러한 항목에 대한 중요도를 부과한 후 후보 지역들의 결정 항목에 대한 점수를 평가하여 전체 평가점수를 산출하는 계량적인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 또한 권하고 싶다.
또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므로 다양한 설명회나 공청회를 통해 시민의 불만이나 반대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시청 부지 이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한 필자의 생각에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우리 속초시청에 광장이라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적어본다. 필자는 광장이라는 공간을 참 좋아한다. 사람들이 광장이라는 빈 공간에 모여 위기가 있을 때나 슬플 때 함께 모여 공감하고 좀 더 나은 나라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기쁠 때 역시 함께 모여 같이 환호하고 응원을 해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 속초시에도 이런 광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광장에 문화와 야경 콘텐츠까지 연계하면서 그 매력은 더하고 있는데 시청사 이전에 대한 필자의 생각들을 몇 자 적어보면서 광장이 있는 속초시청을 꿈꾸고 50년 이상을 내다보며 다양한 역할을 할 시청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염하나
속초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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