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그동안 미뤄지던 환경영향평가(본안)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양양군과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 30분 양양군청 대회의실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가 참석한 가운데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요구 이의 제기에 따른 조정안을 마련했다.
국민권익위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난 2015년 정부의 최초 내륙형 국립공원 내 삭도(케이블카)로 선정됐으나, 환경영향평가 보완 요구에 대한 이견으로 2년 이상 협의가 지연되고 있어 조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는 지난달 25일에도 양양군을 찾아 비공개 간담회를 여는 등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중재를 해왔다.
국민권익위는 조정안 협의에서 원주지방환경청은 양양군의 의견을 청취해 재보완 요구 내용을 구체화하고, 양양군은 재보완 요구 내용 중 불명확한 사항이나 보완에 장기간 소요되는 사항 등을 구체화하고 보완해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강원도는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관련 협의 절차 지원에 나서고, 신청인인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서의 보완을 위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했으며, 이번 조정내용에 대해 관계기관 등은 이의 및 민원을 제기하지 않도록 못박았다. 국민권익위 조정안에 따라 그동안 도와 양양군이 무리한 보완 요구라고 지적해온 산양에 GPS를 달아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내용 등은 삭제하는 대신 친환경성을 높이는 현실 가능한 대안들이 보완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가 조정안 마련에 나서게 된 것은 최근 양양군과 강원도가 환경부와의 환경영향평가 보완 협의 과정에서 상부 정류장 위치 변경을 논의해 아고산 지대를 회피하는 동시에 조망도 살릴 수 있는 대체부지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도와 양양군,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6월 실무협의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상부 정류장의 위치를 대청봉에서 직선거리로 1.4km 떨어진 끝청에서 산양 서식과 식물의 아고산 지대 등을 감안해 끝청에서 50m 낮은 곳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상부 정류장 위치 변경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마지막 고비인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민감한 산양과 아고산 지대를 회피하면서 부지 면적도 더 확보하는 동시에 동해바다와 백두대간 능선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장은 “양양군민과 강원도민의 숙원사업이 합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했고, 무엇보다 원주지방환경청도 이번 조정안에 공감대를 갖고 임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전국의 많은 장애인이나 연로하신 분들, 기력이 쇠하신 분들도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이번에 조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양군은 연내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되면 백두대간개발행위, 공원사업시행허가 등 남아있는 개별 인·허가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해 2024년 준공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한편,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지난달 30일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세부 이행방안’이라는 제목의 확약서를 작성한 당시 원주지방환경청장과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과장 등 2명을 원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법상 존재하지 않는 확약서를 작성해준 것으로 업무상 배임 미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피고발인들은 환경영향법상 존재하지도 않고, 환경영향평가제도 도입 이래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세부 이행방안 확약서를 강원도·양양군과 함께 작성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고유 업무 권한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사업자인 양양군에 편의를 주는 특례”고 주장했다.
특히, “확약서 작성으로 인해 설악산의 자연환경 훼손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고, 추후 확약과 다른 요구를 할 경우, 신뢰보호원칙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나 재보완서 협의 의견이 다시 취소될 수 있어 업무상 배임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피고발인들은 확약서가 ‘권익위원회 중재 과정이나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절차상 의견 청취 과정에서 이뤄진 문서’라고 사실과 다르게 허위 보고했고, 이를 통해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장관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게 한 공무집행방해의 공동정범에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조정안을 마련한 기관의 관계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국민행동 등 환경단체가 지난달 30일 원주경찰서를 찾아 전·현직 환경부 공무원 2명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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