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야산에서 추락한 헬기의 기체 결함 여부 논란과 함께 탑승자 수와 정보 보고 누락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 사고 헬기의 기장은 이륙 전에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양양공항출장소에 자신과 함께 1명이 더 탑승한다고 보고했으나, 헬기가 추락한 후 수습 과정에서 3구의 시신이 더 발견됐다.
이에 따라 합동 조사 당국은 3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사고 당일 헬기가 이륙했던 임시계류장에 주차해놓은 차량에서 지문을 채취해 DNA 분석을 통해 20대 부 정비사 1명과 50대 여성 2명이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이와 관련, 사고가 난 헬기 업체 트랜스헬리 이종섭(68) 대표는 사고 이틀째인 지난달 28일 오후 사고로 숨진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양양장례문화원 앞에서 당초 비행계획(2명 탑승)과 달리 5명이 탑승한 부분에 대해 “승무원의 오류로 추측하고 있고, 미신고된 2명(여성)은 우리 승무원 중 한 사람의 지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목적에 맞게 탔다면 당당하게 탑승 인원을 5명으로 기재했을 것이지만 지인을 비공식적으로 태우려다 보니 그런 오류를 내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라며 “탑승 인원 신고와 운항 결정 등은 모두 기장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추락한 헬기가 저공 비행한 것을 의아해하면서 “산불감시용 CCTV에서 헬기가 굉장히 나무 밑으로 스쳐 가는 것을 봤는데, 왜 저런 저공비행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제기했다.
산불 감시 민간 헬기가 추락했다는 비보를 듣고 김진태 도지사와 이병선 속초시장, 김진하 양양군수 등은 즉각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사고 수습에 들어갔다.
김진태 지사는 “양양 헬기 추락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면서 “도는 상황 관리관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 원인 파악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도내 지자체가 운영 중인 임차 헬기의 안전성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양군으로부터 요청이 오면 응급 구호비 지원과 유족에 대한 급식비 등을 지원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양양군도 유가족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별도 숙소를 제공하는 등 헬기 사고 수습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헬기 사고와 관련해 각계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산불예방 활동 임무를 수행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망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추락한 헬기는 매년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이 산불예방 및 산불 발생 시 초동 진화 목적으로 봄철과 가을철 임차하고 있다. 임차 비용은 도비와 각 자치단체 예산으로 지급하며 2019년부터 4년간 총 10억6000만원이다.
한편,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산림 헬기 47대 중 20년을 초과한 헬기가 31대(66.0%), 30년을 초과한 헬기도 9대(19.1%)에 이르는 등 전국의 산림 헬기 3대 중 2대가 기령 20년을 넘은 노후 헬기로 확인되고 있다. 강원도내 18개 시군에는 모두 9대의 임차 헬기를 운용 중이며, 1970년대 제작된 기종은 사고 헬기를 포함해 총 4대, 1980년대 제작 2대, 1990대 제작 3대로 파악돼 안전사고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주현 기자
관계 당국이 추락한 헬기에서 탑승자들을 수습하고 있다.
김진태 도지사와 이병선 속초시장, 김진하 양양군수가 지난달 27일 헬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긴급 설명을 듣고 후속 조치에 나섰다.
이번에 추락한 민간헬기 업체 대표가 양양장례식장 앞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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