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노학동 바람꽃마을 주민들이 민간사업자의 가스(LPG)판매소 및 저장시설 건립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가스판매소 및 저장시설이 들어서는 곳이 바로 민가와 인접해 있어 가스 폭발 위험에 불안하다며 이를 반대하는 진정서를 최근 속초시의회에 접수했다.
주민들은 특히 마을에 위험시설이 들어서는데도 속초시가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협의도 없이 가스판매소 설치를 허가해줬다며 허가 철회를 요구했다.
바람꽃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마을에 들어서는 가스판매소 및 저장시설의 신축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시의회에 접수했다.
주민들은 70여 명이 동의한 진정서에서 “우리 마을에 가스판매소 및 저장시설이 설치되는 것과 관련해 (속초시나 민간사업자로부터) 아무런 사전 설명회 및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주거지역에 폭발 위험성이 있고 주민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가스판매소의 신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가스판매소가 들어서는 부지 인근의 한 주민은 “속초의 대표적인 청정마을에 위험시설인 가스판매 및 저장시설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 주민은 “민간사업자가 공사 부지에 공사안내판 등을 전혀 설치하지 않아 처음에는 뭘 짓는지를 전혀 몰랐다”며 “지난달 21일 김명길 의장님이 공사 현장을 방문할 때 민간사업자가 공사안내판을 설치해 그때 가스 관련 시설물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10년 전 서울에 살 때 거주지 인근의 가스충전소 폭발로 트라우마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제 다 잊고 속초에 정착해 살고 있는데 다시 우리 집 뒤에 가스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니 10년 전 악몽이 다시 떠오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9일 찾은 가스판매소 및 저장시설 건립 부지에는 이미 시설물 건립을 위한 터다지기 등의 기반 공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였으며, 부지 한쪽에는 건물 건축을 위해 철근이 쌓여있었다.
김명길 시의장은 “개인이 자기 땅에 집을 짓든 말든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주민들이 살고 있는 바로 민가 뒤에 가스판매시설물이 들어서면 주민들은 항상 가스 폭발 위험에 불안할 수밖에 없어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 동의나 협의가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며 “속초시는 최소한 민간사업자에게 주민협의를 권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 관계자는 “가스 관련 시설 건축을 위한 행정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되고 현재는 준공 절차만 남아 있다”며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왔을 때 관련 부서인 일자리경제과 에너지관리팀에 문의한 결과, ‘특별한 제한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문제의 시설이 가스충전소라면 민가와의 이격거리 확보 등의 제약이 있지만, 해당 시설은 가스를 보관·판매하는 시설이어서 에너지관리팀에서도 ‘별다른 제한사항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지 민간사업자가 가스 관련 시설물을 짓는다고 적극적으로 주위에 알리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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