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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커피찌꺼기로 점토 만들어 제품화
정봉교 ‘봉스 커피박 플레이 그라운드’ 대표 / 연필·화분·키링·마그넷 등 다양한 소품 제작
등록날짜 [ 2022년11월28일 15시05분 ]

2020년 한국의 1인당 1년 커피 소비량은 367잔으로 세계 평균(161.3잔)의 2.3배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출처 :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커피가 한국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식품이 된 지금, 커피를 소비한 후 나오는 쓰레기 문제에 우리는 얼마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있었을까. 커피를 내릴 때는 단 0.2%의 원두가 사용되고, 나머지 99.8%의 원두는 쓸모를 다해 폐기된다. 늘어나는 커피소비량과 함께 늘어나는 커피찌꺼기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속초의 ‘봉스 커피박 플레이 그라운드’ 정봉교 대표는 버려지는 ‘커피박’(커피콩에서 커피액을 추출하고 남은 부산물인 커피찌꺼기를 일컫는 말)을 활용하여 만든 ‘커피점토’로 커피쓰레기의 대안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린이 대상 커피점토 무료체험교육 
10여년 전 카페 봉다방 운영을 시작으로 봉스커피 아카데미를 열어 지난 7년간 속초 내 바리스타 교육에 앞장섰던 정 대표는 지속가능한 커피교육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에 눈길을 돌렸다. 코로나19에 맞닥뜨리며 ‘커피교육의 끝자락’을 직감하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커피점토’. 버려지는 커피박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새활용(업사이클링) 분야였다. 정 대표는 소비만 하던 커피교육을 넘어서서, 소비된 커피박을 다시 회수하여 새로운 교육에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커피점토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역 내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는 것이 본업인 정 대표는 거래처에서 버려지는 커피박을 회수하여 제품화한 뒤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다시 가져다주어 쓰레기를 제로화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4월, 그가 커피점토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강원도에서는 강릉과 원주에서만 커피박이 활용되고 있었다. 정 대표는 속초에서 처음으로 커피점토를 활용하여 커피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커피박 재활용의 필요성을 교육하고자 마음먹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무료체험교육을 진행했다. 체험교육은 환경교육을 받고 커피점토로 캐릭터를 만드는 1회차와 캐릭터를 채색하는 2회차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커피점토는 일명 ‘클레이’라 불리는 점토에 일반적으로 들어가 있는 유해성분이 전혀 없기때문에 손이나 입에 묻어도 해롭지 않아 어린이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커피점토로는 연필, 화분, 키링, 마그넷 등의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에서 추출되는 커피박의 무게는 약 35g 정도로, 조그마한 키링 또는 마그넷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설악어우러기 회원들 커피박 공예 지원
어린이를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시작한 그는, 이제 장애인과 협업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새로운 도전에 발을 디뎠다. 커피박 체험교육을 받았던 조현병 당사자 단체 ‘설악어우라기’와 인연이 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단순하지만 섬세한 작업을 요하는 커피박연필 만들기에서 설악어우라기 활동가들은 100자루 중 60자루의 불량이 나왔는데 비해 회원들은 50자루 중 단 5자루의 불량만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에 정 대표는 집 밖에 나오지 않으려는 성향을 가진 조현병 당사자들에게 커피박 공예를 통해 사회활동과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악어우라기 회원들과 함께 연필과 화분 등을 만들고 판매 수익금을 나누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혼자서 본업과 커피점토 사업까지 운영하기 벅찼던 그와 사회경험과 일자리가 필요했던 설악어우라기 회원들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게 된 것이다. 그가 커피박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모두 만류했다. 혼자서 하기 힘들고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 대표는 “누군가는 해야하고, 아무도 안 한다면 내가 해야 된다”며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커피 인생을 사회에 공헌하며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속초에서 나오는 커피박을 다 모아 커피 파벽돌을 만드는 공장을 세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커피박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커피박은 제게 황금이에요. 버릴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제 일의 스토리텔링이 커피박으로 완성되는 것 같아요.”
생두를 원두로 바꿔 납품하고, 원두로 커피를 추출하고, 그 마지막 쓰레기를 다시 가져와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키니 그가 걸어온 커피 인생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이 커피박으로 완성되는 것이리라. 
정미현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정봉교 대표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커피점토로 캐릭터만들기 교육을 하고 있다.

커피박으로 만든 캐릭터.


커피박으로 만든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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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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