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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어부 진실규명 이야기<21> 풍성호 납북귀환어부 고 최○○씨 피해 이야기
귀환 후 장기간 감시 받아…유족들 속초지원에 재심 청구
등록날짜 [ 2022년11월28일 14시35분 ]

지난 10월 24일 풍성호 납북귀환어부 고 최○○씨 유족이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 과거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 처벌받은 부친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재심을 청구했다. 
진실화해위원회 진실규명 조사과정에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과거 보안대) 입수 자료에 의하면, 재심 대상자인 최○○씨는 A급 사찰대상으로 1969년 귀환 후부터 19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감시를 받았다. 특히 최 씨의 동생은 1965년 11월 20일 명복호를 타고 조업을 나갔다가 납북되어 미귀환하였는데, 기관에서는 미귀환한 동생이 남파될 가능이 크다고 보고 형 최 씨에 대한 동향 사찰을 계속했다. 최 씨의 동향은 한 달 간격으로 상세하고 보고되었다. 사찰보고는 제 522보안부대에서 담당했는데, 최 씨는 1974년 보안부대로 끌려가 북한 체류기간 중 행적에 대한 조사와 아울러 미귀환한 동생에 대한 조사를 받았으며, 이와 관련해 외부에 발설치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그리고 최씨의 또 다른 동생도 함께 조사를 받고 같은 내용의 각서를 썼다. 동향보고도 지속적으로 되었으며, 납북어부에 대한 감시등급을 분류하기 위한 심사도 주기적으로 계속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최 씨에 대한 동향보고 자료로 1974년 7월 9일 작성된 ‘납북귀환자 최○○ 공개조사 결과보고’, 1974년 7월 13일 작성된 ‘귀환어부 개인기록카드’, 1981년 대공과에서 작성한 ‘납북귀환어부 평가자료서(A급)’, ‘귀환어부 최○○ 가족체계도’, 제522보안부대가 1986년 7월부터 1990년 12월까지 작성한 귀환어부시찰 결과보고 내용을 진실결정문에 게재했다. 
이 자료에는 ‘최 씨가 납북 중에 북에서 받은 지령을 실행할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미귀환 동생이 남파 가능성이 많아 동향 사찰을 계속해야 한다’는 기록, ‘현역병으로 입대 후 제대하고, 미귀환 동생이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언동을 했다’는 사찰 기록, ‘내사를 했는데 진술 지령 내용은 타당성이 없고 모종의 은폐 지령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농후해 집중시찰이 필요하다’는 기록이 나온다. 특히 제522보안부대는 1986년부터 4년 이상 최씨의 출어 상황과 친분 관계, 건강 상태 및 음주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1개월 단위로 보고했다는 사찰 기록 자료까지 나온다. 
  지난 10월 22일 최 씨의 재심 청구를 앞두고 부인 김○○로부터 최 씨와 가족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부인 김○○은 “납북귀환어부 출신이라는 걸 모르고 결혼을 했는데, 남편만이 아니라 가족들 누구도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누군가 항상 우리를 따라다녔다. 아들이 세 살 되던 때 순경이 아저씨가 이북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알게 되었다. 남편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평소 술을 많이 마셨다. 본인은 억울하다는 소리도 누구한테도 하지 못하고 속이 상하니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나한테 화풀이를 해 싸움을 자주 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결혼 후 남편은 집에 사람이 찾아오는 걸 싫어했다. 그래서 친정집 식구들도 거의 찾아오지 못했다. 친구도 만나지 않았다. 친구들이 모임을 같이 하자고 해도 나가지 않았다. 남편은 허리가 많이 아파서 진통제를 계속 사 먹었다. 아파서 하루 종일 누워 있기도 했다. 왜 다쳤는지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이 죽을 무렵 이북에서 안 나왔으면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6년간 앓다가 1995년 51살 나이에 사망했다. 죽은 후 보니 온 몸에 멍자국이 심해 가족들이 모두 놀랐다. 아들도 아버지가 납북귀환어부라는 사실을 몰랐다. 최근에 진실규명 신청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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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어부 법률대리 속초 출신 황윤구 변호사
“피해자들 국가폭력 배상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 있어”

 

풍성호사건 피해자 고 최○○씨의 재심 청구와 소송은 법무법인 동인 황윤구 변호사가 맡았다. 속초 출신 법조인으로 활동한 황 변호사로부터 납북귀환어부 사건 수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풍성호 선원 재심 신청 및 소송을 맡아 지원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속초를 떠나 있으면서도 지역신문인 <설악신문>을 계속 구독하면서 고향 소식을 접해왔다. 그중 ‘납북어민들 인권침해사건들에 대한 피해구제 노력’에 관한 기사들이 있어 눈여겨봤다. 어린 시절 납북어민들에 대한 조사 당시 일어난 국가폭력의 실체를 직접 체험한 바가 있어 자연스럽게 납북어민들 인권침해에 관한 피해회복 노력에 참여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최근에 풍성호 선원 최○○씨의 가족들과 연락이 닿아 형사재심청구를 비롯하여 국가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모든 절차를 대리해서 진행해주기로 하고, 다른 관련 납북어민들의 가족들과도 연락을 하며 법률적 자문을 해드리고 있다. 
-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라면?
△어렸을 때 속초시청 앞 해동여인숙과 바로 붙어있던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초등학생 시절 마당 수돗가에 서 있으면 해동여인숙 객실에서 몽둥이 구타소리와 피해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곤 해 매우 놀랐다. 당시에는 간첩들을 체포해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북에 납치되었다가 귀환해온 어부들 모두에게 그러한 가혹행위가 일반적으로 행해 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남북 대립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실수로 월선조업을 하다가 납북되거나 우리 해역에서 억울하게 납북된 어민들을 대상으로 저렇게 심하게 구타를 하는 게 맞는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납북귀환어부사건에 대한 생각은? 
△동해안 인근의 납북어민 인권침해 사건들도 그 피해 규모가 방대하고 심각함에도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 피해 당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던 많은 일들이 지금 상황에서 보면 너무나 터무니없는 국가폭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피해 당사자들은 그로 인한 배상을 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 당사자들이 대부분 사망하셨지만 현재 그 가족들이라도 그동안 받아온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라도 배상을 받아야 한다. 
- 법조인으로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속초에서 9년간 단독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다가 2000년 판사로 임용됐다.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2005년에는 춘천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발령받았다. 2006년에는 춘천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하면서 속초지원이나 강릉지원 등 지원들의 행정업무 및 재판업무에 관해  총괄지휘를 했다. 그 후 수원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민사 재판부를 맡았으며, 서울서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로 활동하다가 2015년에 퇴직했다. 현재는 법무법인(유한) 동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인터뷰 엄경선 전문기자  


황윤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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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지청, 납북귀환어부 9명 직권 재심 청구
건설호·풍성호 사건 재심 무죄 판결 따라

 

검찰이 과거의 잘못된 기소를 인정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납북귀환어부 9명에 대해 한꺼번에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과거사 사건 재심과 관련해 특별법에 근거하지 않고 한꺼번에 검찰이 직권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처음 있는 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은 지난 11월 24일 납북귀환어부 건설호 선장과 선원 5명, 풍성호 선장과 선원 4명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속초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대상자 9명은 1968년 11월 조업 중에 납북되었다가 1969년 5월 28일 귀환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후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되어 징역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풍성호와 건설호 선원 중 4명은 지난 2월 8일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불법구금 등 국가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진실결정을 받고, 이중 3명은 재심을 청구해 지난 11월 9일 53년 만에 속초지원으로부터 재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풍성호 선원 고 최○○ 유족도 지난 10월 24일 속초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속초지청은 재심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9명 피해자에 대해 신속한 명예회복과 권리구제를 위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속초지청은 이 과정에서 9명의 피해자 유족을 모두 찾아 직권 재심청구 사실을 알렸다. 
과거 상당수 동해안 납북귀환어부를 기소해 처벌했던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은 지난 3월 2일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진실규명 협력TF’를 구성했다. 그리고 지난 3월 23일에는 피해자 가족과 시민모임의 요청을 받아들여 창동호 선원 고 장광남씨에 대해 검찰 직권으로 재심을 신청해 법원의 무죄선고를 이끌어냈다. 다시 9월 27일 같은 창동호 선원 고 양재흥씨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재심을 신청해 현재 재심이 개시되었다. 특히 이번 건설호·풍성호 사건에 대한 검찰 직권 재심은 향후 납북귀환어부사건 재심 진행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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