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아야진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서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기반시설 조성 후 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파트건립반대아야진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원중, 이하 아야진비대위)는 마을주민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6일 고성군 간성읍 시가지에서 ‘주민 무시한 오수처리 허가 어민은 다 죽는다’는 펼침막을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인 뒤 고성군청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아파트 신축 전 기반시설 마련’을 촉구했다.
해당 아파트는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리 산 20번지 일원 3만9,341㎡에 지하 3층 지상 29층, 8개 동 811세대 규모로 건립되며, 다음 달부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아야진 주민 전체가 680세대임을 감안하면 마을 하나가 새로 만들어지는 규모다.
고성군은 바닷가를 중심으로 아파트 등 대형 건물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지만 도시기반 시설이 이를 미처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고성군에 따르면 2013년 설치돼 가동되고 있는 토성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일일 처리용량은 4,700㎥이며, 최근 하루평균 2,800~3,400㎥가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여름 피서철 등 성수기에는 하루 최대 5,500㎥의 하수가 유입돼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하수는 그대로 바다로 방류되고 있다. 이에 군은 국비 등 4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토성 공공하수처리 규모를 하루 4,700㎥에서 3,800㎥ 늘어난 8,5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의 반발하고 있는 아야진 민간아파트 811세대를 비롯해 천진 300여세대, 청간 1,300여세대, 문암1리 870여세대 등 3,300여세대가 인허가 절차를 끝냈거나 신축을 준비 중이다. 군은 2023년말까지 진행하는 하수처리장 증설 용량 대상에 이들 아파트를 포함하지 않았다. 현재 신축 아파트 대부분은 생활하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이 아닌 자체 정화시설을 거쳐 배출하고 있다.
김원중 아야진비대위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신축 아파트 오수가 자체 정화시설을 거쳐 바로 마을 항내로 배출되면 큰 피해가 발생된다”며 “토성면 공공하수처리시설로 변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왕복 2차선인 아파트 주 진입로와 국도 7호선 사이 300여m 구간에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등이 있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진입로를 개선하고 국도 7호선에서 진입도로가 추가 개설되어야 한다”며 “먼저 기반시설을 마련하고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후 함명준 군수와의 면담에서 아야진비대위는 “2026년 1월 아파트 입주 전에 필요한 도로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함 군수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마을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도로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부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아야진 마을주민이 지난 16일 고성군청 주차장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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