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되면서 지역에서 매년 가을철 양미리와 도루묵을 테마로 열리는 소규모 수산물축제들도 강화된 안전관리에 맞춰 축제를 준비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예전에는 매년 가을철 양미리·도루묵 조업철에 맞춰 축제를 개최하면 됐지만, 올해는 안전관리 강화로 지난 12~20일까지 동명항 양미리 위판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3회 속초양미리축제가 안전 분야 미비점을 이유로 부결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매년 부족한 축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없이 외지 상인들을 끌어들이는 먹거리 장터 수준의 축제 운영 방식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속초시와 속초수협에 따르면 안전상의 이유로 한 차례 부결 처리된 제13회 양미리축제의 개최 여부가 21일 오후 시청 디지털상황실에서 열리는 속초시안전관리실무위원회의(이하 실무위)의 재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실무위는 지난 11일 회의에서 해상추락사고 대책, 안전요원 배치, 한시적 영업신고 등의 안전 분야 미비점을 이유로 축제 개최를 부결 처리했으며, 속초수협과 어민들은 이를 보완해 최근 시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제13회 양미리축제는 실무위의 부결 처분으로 다음 달로 연기된 상태며, 재심의를 통과해야만 축제 개최가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21일 열리는 실무위 회의에서는 양미리축제와 함께 청호동에서 열리는 도루묵축제도 심의하게 된다”며 “시설물 설치, 안전요원 배치, 동선 관리, 휀스 설치 여부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미리축제는 부결 처리된 내용의 보완과 축제 개최 2일 전에 실시되는 현장 합동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축제 개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되면서 예전에는 소수의 인력으로도 축제 운영이 가능했다면 올해는 인력 투입을 비롯해 각종 시설물 설치 등과 관련한 협의가 많아지면서 어민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부담이 크지만 수년 전부터 해오던 축제여서 올해도 그대로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회에 양미리와 도루묵축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미리와 도루묵축제는 어민들이 부족한 축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외지 상인들을 대거 끌어들여 운영하면서 먹거리 장터 수준의 축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또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없이 양미리·도루묵구이 등의 먹거리 위주여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속초지역 10여개 업소를 먹거리장터에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앞으로 안전관리가 강화되면서 축제 의 질도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안전상의 문제가 없으면 청호복합자망협회가 주관하는 도루묵축제는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청호동 속초수협 항만부지에서 개최되고, 속초양미리자망협회가 주관하는 양미리축제는 12월 3일부터 11일까지 동명항 양미리 위판장에서 열린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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