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은 지난 15일 고성군문화의집에서 이영표(사진) 강원FC 대표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200여 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스포츠가 우리 삶에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열렸다.
앞서 지난 8월에는 22사단 군 장병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이 대표는 함명준 군수와의 약속으로 다시 고성군민을 만나게 됐다며 “다시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끝으로 강원FC를 떠나게 됐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사랑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강원FC 축구단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강등 위기 축구단을 1년 만에 파이널A로 향하게 하는 등 스포츠 행정가로서 능력을 증명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강연에 앞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소개했다. 홍천군 내면 창촌초등학교 2학년 때 안양으로 전학을 간 일화를 소개하며 강의의 분위기와 집중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강연에서 “권리는 누리고 외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의무에 ‘최선을 다할 때’ 자연스럽게 생긴다. 진정한 자유는 내 맘대로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가장 잘 즐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규칙과 질서를 권리와 자유를 앞세워 맘대로 한다면 결국 누구도 즐기지 못한다”며 “축구를 통해 인생도 허용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때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어요. 국가대표, 프리미어 진출, 부자, 명예, 박수, 인정 등 이 모든 것을 가졌을 때 만족감도 잠시 깊은 허무감과 절망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인생에서 행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왜 사는 거지? 어떤 목적을 위해서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대표는 아일랜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책을 인용하며 “인간은 자기 삶의 목적이 자기 자신이 되는 순간 성공하든 못하든 비극적으로 된다”며 “1인칭이 아닌 3인칭 복수를 목적으로 삼았을 때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서로 사랑받고 지속해서 사랑할 때만 행복해지도록 디자인돼 있다”고 강조했다. 청중들은 환호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는 2002년 제17회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이다. 1999년 안양 LG 치타스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해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에서 뛴 후 2013년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KBS 축구 해설위원, 리스펙트 캠페인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성낙규 인턴기자
이영표 강원FC 대표가 지난 15일 고성 군민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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