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28명인 거진정보공업고등학교(교장 김병수, 이하 거진정보고)에는 명사수 사총사가 있다.
사총사는 주장 노주성(3년)을 비롯해 이승호(3년), 김대빈(2년), 김민혁(1년)으로 모두 공기소총 선수다. 공기소총은 미세한 조준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4.5mm의 작은 납탄은 화약 없이 발사되기 때문에 날아가면서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 탄환이 목표물에 깊이 박히도록 돌면서 나가게 하는 강선이 있어 조준한 대로 일정하게 나가고 명중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표적이 매우 작은 편이다. 가스로 충전해 탄환을 발사하며 표적은 보통 10m 전방, 높이 140cm 정도에 위치한다.
지난 8일 사총사를 만나기 위해 고성군 거진읍 거진정보고를 찾았다. 학교 입구에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사격종목(남고부 10m 공기소총) 거진정보공업고등학교 사격부 노주성 동메달 획득’ 축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거진정보고 사격팀은 2014년에 창단했다. 단체전도 3명이면 참가할 수 있어 소규모 학교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했다.
올해 동해시에서 개최된 ‘강원동해무릉배사격대회’에서 공기소총 1, 2, 3위를 차지하는 쾌거도 올렸다. 이들 선수는 모두 거진중에서 운동을 시작했고 거진정보고 사격팀으로 이어 왔다. 사격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성희(55) 지도교사와 선수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선수들은 훈련복이 아닌 교복을 입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시합이 아니면 수업을 우선한다고 했다. 훈련은 주로 방과후와 주말에 모여 한다. 한 교사는 “정규수업은 꼭 참석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자격증을 몇 개씩 취득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장 노주성은 이미 중부대학교 사격팀으로 진로가 결정됐다. 전국대회 결선에 두번 오른 경험이 있다는 그는 “전국체전에서 긴장하지 않은 것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주성은 중학교 때 사격이 하고 싶어 본인이 자원했다. 중2 때, 포항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체운동에 역점을 두고 있어요. 한 시간 이상 서서 사격을 해야 하고 중심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사격 레전드 진종호 선수를 존경하고, 힘들 때면 ‘고통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말로 자신을 담금질한다고 했다.
3학년인 이승호는 사격이 아닌 일반대학을 진학해 ‘치공과’를 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합에 나가면 훈련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와서 많이 힘들고 고민했다. 사격을 계속 할까 고민도 했지만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를 닮은 김대빈은 중1 때 사격을 시작했다. 낙천적 성격인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지구력이 강하고 냉정하며 차분한 성격”을 들었다.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사총사 중 하나인 김민혁은 현장학습에 참가해 만나지 못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주로 주말에 나와서 운동을 한다. 예산 부족으로 점심을 챙겨 주지 못하는 게 가장 미안하다”며 “학생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다”고 했다.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거진공고 사격부 선수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며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승호(3년), 노중성(3년), 김대빈(2년), 한성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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