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재정 위기의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실천은 정치권과 정부는 물론 지자체, 관련 민간 부문의 공통 관심사다. 문제의 대안으로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2021년 10월에 제정되었고 2023년 1월 1일부터 지역발전 모색이라는 기치 하에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다. 가까운 일본 역시 인구 감소와 지자체 재정 위기 탈출 비법의 일환으로 동일한 제도가 2008년부터 15년째 시행되고 있다. 첫해 865억원이었던 기부금이 지난해에는 8조원 가량 증가된 것으로 보아 일정 부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것은 지자체의 기부 답례만이 아니라 시민사회(민간) 부문과의 협업, 특히 각종 지역 현안 해결을 목표로 클라우드 펀딩 방식 기부를 적극 유치해온 다양한 경험 축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만들어진 배경은 인구소멸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출향민을 포함한 많은 사람의 동참을 유도하여 애향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주민복리증진의 용도로 사용되는 만큼 그 목표에 적합한 안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지자체 주민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만 ‘고향사랑기부금’을 모을 수 있다. 기부액은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10만원까지는 100%,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가 이루어지고 지역특산품의 답례가 이루어진다. 답례품은 기부액의 30%이내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지자체 관할 구역 내에서 생산·제조된 물품이나 통용되는 지역사랑 상품권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판단할 때 애향민들 여유 재산 범위 안에서의 동참 및 기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그 인구수는 (여론조사로 보아) 국민의 절반 이상일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기부제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기대심리를 증폭시킴으로써 고향 경제가 활성화되고 주민복리증진에 기여하는 정책 개발로 신뢰를 준다면 속초시의 입장에서 볼 때 기부 및 답례를 통한 특산품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의의 취지가 악용되거나 혹은 홍보에 치우친 예산 낭비라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지혜로운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타 시군에서도 시행되는 만큼 이와 견줄 수 있을 속초시만의 특화된 제도로 정착시켜 참여 범위를 확대시키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 역시 필요하다. 아울러 제도의 참신한 홍보와 운영을 위해 관계직원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하고, 기부 시에 지역민들의 마음을 담은 감사장 수여, 기업 홍보, 지역행사 초청장 발송 등을 통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속초 사랑이 오롯이 유지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 취약계층 등 사각지대의 발굴 및 청소년 육성, 육아 그리고 지역주민의 문화, 예술, 체육, 환경, 보건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시되는 비전이 기부금을 모으는데 유인 효과가 높은 만큼 기부금 활용 계획을 세울 TF팀을 꾸려 기부제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기부자가 기부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보람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기부금이 어떠한 형태로 지역의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발견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을 위한 이론틀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급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내 민관 연대와 균형발전 공론화, 시민 참여의 소중한 제도로 발전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김진기
전 속초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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